[영화감상문] 김기덕-나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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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영화는 대체 이러한 캐릭터와 그들의 묘한 행동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세상은 그렇게 순간의 우연성으로도 돌아갈 수 있으며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닐는지..... 메스껍고, 구역질나고, 더러운 면이 분명 존재하고 그 부분은 우습게도 남녀의 애증이 뒤범벅된 채 굴러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닐까? 거리에서 한 여자에게 반한 남가와 아름다운 여대생, 포주와 사창가의 여자. 전자는 대단히 로맨틱하고 아름답게 진행될 수 있을 만한 관계이고, 후자는 끔찍하게도 비루한 현실이면서도 필요악이다. 그런데 그 둘의 관계가 공생인지 어쨌는지 돌변해서 함께 돌아간 게 바로 <나쁜 남자>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과연 나쁜 남자였는가? 여자를 사랑하려했으나 그 여자에게 최악의 삶의 대응 방식을 선물한 그. 현대의 무시무시한 지저분한 단면이 드러난다. 애증과 증오, 복수, 성의 교환, 거래. 지금 이 시각에도 최악이라도 생각되는 삶을 경험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이 영화는 그들을 두 인물로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단지 그들은 <나쁜> 사람들로 이름지어진 것이라며 단순화한다. 그리고 무섭게도 그것들은 모두 우연이었다고 말한다. 길에서 잘못 만난 한 남자 때문에 여자는 저주스런 삶에 발을 담근다. 세상은 한 순간에 그렇게 비참하고 어이없을 수 있다고 100분 동안 항변하는 영화, <나쁜 남자>는 그렇게 심기를 나쁘게 하며 관객을 긴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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