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개화론의 발전과 유교

목차

1. 머리말
2. 문명개화론의 성립배경
3. 정치·경제측면의 문명개화 인식
4. 문명개화 속의 기독교와 유교
5. 맺음말

본문내용

개항을 기점으로 조선은 서양과의 통교를 강요당하는 한편 문물의 도입에 대해 개인 혹은 집단별로 각기 다른 견해와 사상을 토대로 대응을 모색하였다. 특히 1880년대에 접어들면서 동도서기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양무론이 전개되면서 器, 즉 서양의 기술적 측면에 대해서 한정적으로 문물의 도입이 진행되었다. 집권세력이었던 민씨척족은 개화론자들인 김홍집·김윤식·어윤중·김옥균 등을 중용하여 권력의 기반을 다지고, 청에 영선사를 파견하고 일본에 수신사를 파견하여 양국의 개화정책과 실상에 대해 견학하는 등의 개화정책을 추진해나간다.
그러나 1882년의 임오군란의 발생 이후 이러한 개화세력 내부에서 분열이 나타난다. 이는 동도서기적 입장에 있던 김윤식 등이 가지고 있던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여전히 의존적인 청에 대한 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김옥균, 박영효를 비롯한 이들은 일본의 메이지유신과 같은 정치체제의 개혁을 지향하면서, 청국으로부터의 정치·문화적인 독립을 주장했다.
이는 임오군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청의 개입이 큰 영향을 미쳤고, 또한 이를 계기로 상징적 의미의 종속관계가 아닌 실질적인 정치·경제적 간섭이 행해지면서, 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이들의 부정적 인식으로 정치적 배제의 위기에 놓이자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탈취하고 개혁을 단행하여 부국강병을 실시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게 된다.
개화파에서 분화되어가는 이들 갑신정변 주도 세력들에 대해 종래에 급진적, 변법적 등의 여러 가지 표현을 사용하여 친청적인 입장의 김윤식 등과 구별하였으나 이는 엄밀하게 판단해서 1884년의 조선의 정세에 한정짓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일본의 메이지 유신의 영향을 받았고, 또한 일본 유학을 통해 수용된 서구문명과 그들의 문명개화에 심취하였던 입장이었기에 문명개화론자라고 지칭할 수 있다. 이는 친청적 입장이자 기존 온건적, 수구적이란 표현으로 대비되던 양무론자들과 대비할 수 있는 것으로 양무론은 동도서기를 바탕으로 유교와 서양의 기술문명의 수용에 대해 절충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면, 문명개화론은 서양의 정치론, 민권론 뿐만 아닌 유교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기독교를 수용하면서까지 서구화를 지향했던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문명개화론의 시기는 대체로 1882년 임오군란을 기점으로 개화파에서 분화되면서 1884년 갑신정변 갑신정변의 주도세력을 문명개화론으로 보는 입장에선 김옥균 등이 유교에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법이 아닌 문명개화론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옥균 일파의 유교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담은 글을 찾을 수 없다는 점과 갑신정변 이후 망명한 박영효의 『建白書』에서 虛보다 實을 숭상하자는 논리나 유길준에 후기 저술에 비판적 태도가 보이긴 하나 유교자체에 대한 부정은 아니었기에 변법론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글에서는 이 시기의 문명개화론의 전개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일본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국내의 개화인사들에게 전해졌으며, 어떠한 측면을 기존 양무론과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고, 문명개화론의 성격과 사상적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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