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왕흥사지 사리봉안기 명문과 6세기 백제 정치상

소개

부여 왕흥사지로 추정되는 절터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에 대한 해석, 명문 내용, 당시 뱍제의 정치상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고 있다. 혜왕계의 왕위계승문제에 대해서는 필자의 사견을 붙여보았다.

목차

Ⅰ머리말
Ⅱ 명문의 판독과 해석
Ⅲ 위덕왕 치세
Ⅳ 혜왕계의 왕위계승
Ⅴ맺음말

본문내용

부여 왕흥사(王興寺)는, 『삼국사기』, 『삼국유사』에도 그 창건과 낙성 기사가 수록된 주요사찰이다. 2001년 사적 427호로 지정되었으며, 행정구역상 충남 부여군 규암면 신리 697번지에 위치한다. 백마강으로부터는 북쪽 약 300m, 사비성으로부터 약 1km 떨어진 곳으로, 왕흥사지와 사비성지 사이로 백마강이 흐른다.

왕흥사로 비정되기 시작한 것은, 1934년, 드무재산의 남편 계곡부에서 ‘王興’銘 기와편이 발견된 이후부터다. 현재 국립국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2000년대부터 연차적 발굴조사를 시행 중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시행된 조사에서, 사역(寺域) 동편 150m에서 백제시대 기와가마터 10기, 고려시대 기와가마터 1기가 발견되어, 왕흥사가 고려시대까지 존속되었음이 밝혀졌다.

<중 략>

그러나 무엇보다 탑을 세운다는 것은, 불교를 이용한 왕권강화로의 행보였을 것이다. 일찍이 아소카왕(Aśokan)은 팔만사천개의 석주를 불교 성지나 교통로 상에 세웠다. 이 석주 내에는 부처의 사리가 들어갔으며, 아랫부분에는 불법에 의한 통치를 펼치겠다는 칙령이 새겨졌다. 그는 인도를 통일했던 강력한 정복왕이자, 불법의 수호자였다. 아소카왕은 불교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왕으로써, 전륜성왕에 비정되었다. 사리봉안의 주체가 전륜성왕이었으므로, 사리봉안의식과 전륜성왕은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즉, 아소카왕의 업적을 모방함으로서, 아소카왕과 같은 치적을 남기겠다는 의지의 표방이라 할 수 있다. 아소카왕 역시 석주를 세워 모범적인 왕의 이미지를 정립하고, 무력통일 후 정치적 안정과 민심의 확보를 달성할 수 있었다.

참고자료

· 국립부여문화재 연구서, 2009, 『왕흥사지』 Ⅲ, 그라픽네트.
· 김주성, 1993, 「백제 무왕의 사찰 건립과 권력 강화」 『한국고대사연구』 6.
· 김태식, 2007, 「부여 왕흥사지 昌王銘 사리구에 관한 고찰」 舍利函 銘文을 중심으로, 『문화사학』 28.
· 길기태, 2008, 「왕흥사지 사리함 명문을 통해 본 백제불교」 『한국사시민강좌』 44.
· 손환일, 2008, 「백제 王興寺址출토 靑銅舍利函銘文의 書體」 『한국고대사연구』 49.
· 신대현, 2008, 「扶餘 王興寺址 木塔址 발견 舍利莊嚴의 양식과 역사적 의미」 『역사와 실학』 35, pp.5-35; 양기석, 2009, 「百濟 王興寺의 創建과 變遷」 『백제문화』 41.
· 이도학, 2008, 「〈王興寺址 舍利器 銘文〉 分析을 통해 본 百濟 威德王代의 政治와 佛敎」 『한국사연구』 142.
· 양기석, 2009, 「百濟 威德王代 王興寺의 創建과 背景」 『문화사학』 31.
· 김용민 외, 2010, 「부여 왕흥사지 발굴조사 성과와 의의」 昌王銘명문사리기 출토 성과, 『목간과 문자』 1, 한국목간학회.
· 경미주, 2013, 「彌勒寺址 石塔 舍利莊嚴具의 構成과 意義」 『백제연구』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