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도진의 연극 세자매 감상문

목차

1. 들어가며 - 7년 만에 만나는 『세 자매』의 이야기
2. A house, But not the Home
3. 환상과 현실 사이, 어쩌면 더 적나라할 지도 모르는 그 틈새
4. 누구에게 말하는 것일까
5. 레프 도진,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본문내용

1. 들어가며 - 7년 만에 만나는 『세 자매』의 이야기
세 자매를 공연으로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가을이었다. 대학교 1학년이 되어 한 달에 열 다섯 편은 기본으로 공연을 보던 참으로 열정 가득한 시기.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서울 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으로 왔었던 토마 카라쥐 극단의 ‘세 자매’였다. 루마니아의 거장 연출가 실비아 푸카레트 뒤를 잇는 차세대 연출가 알렉산드루 다비자 연출로, 자막을 띄울 수 없는 소극장이어서 귀에 번역기 이어폰을 꽂고 보다가 나중에는 아예 이어폰을 빼고 봤더랬다.
소극장의 고정석이 없어지고 복도 같은 무대 양 옆으로 이동식 의자가 층층이 배열되어 맨 앞줄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생생히 겪었다. 본 게 아니라 겪었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땀방울 하나하나가 보일 정도로 가까이서, 마치 프로조로프 가 집 안에 숨어들어와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기분이었으니까. 통로 같은 무대에서, 막도 없고 무대 전환도 없는 그 곳에서 배우들은 북적거리게 드나들면서 울고 웃고 발을 구르고 떠들고 다퉜다. 복작거려서 그런지 텅 빈 무대는 더더욱, 세 자매 집의 공허함을 보여주었다. 처음 본 세 자매였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뇌리에 깊숙이 박혀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새롭게도 대학원 1학년이 되어, 이번에는 러시아 연출가 레프 도진의 ‘세 자매’를 만나게 되었다. 두 작품이 많이 다르면서도 언뜻 비슷한. 정말 다른 체홉의 세 자매였다. 아무래도 감상문을 쓰면서 두 공연을 많이 비교하게 될 것 같다.
2. A house, But not the Home
객석으로 들어서자 보인 것은 목조로 된 단순한 무대였다. 객석과 이어진 계단, 철골구조에 매달리듯 세워진 저택의 현관 벽, 그리고 바닥. 목재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고동색이나 갈색이 아니라 잿빛 색상이 2층에 앉아있는 나에게까지 메마른 먼지 냄새가 물씬 풍겨올 것만 같았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