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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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춘향전>에는 여러 가지 불합리한 모순점이 있다.
첫째로는 이몽룡이 춘향의 집을 찾아갔을 때 월매가 내온 음식이 사계절의 것을 다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몽룡이 처음 춘향의 집을 찾아갔을 때는 5월이었다. 그 때 당시에는 냉장보관을 할 수 없었으니 사계절을 갖춘 음식을 내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둘째로는 이몽룡이 과거에 급제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발령이 났다는 것이다. 실제 암행어사가 되어 발령을 받기까지는 10여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급제하자마자 어사또가 되었고, 하필 남원으로 발령이 난 것에는 모순이 있다.
셋째로는 춘향이 정렬부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본에 따라서는 차이가 있지만 기생이든 기생의 딸이든 춘향이가 정렬부인이 된다는 것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모순을 띄고 있음에도 <춘향전>이 우리나라 고전문학의 금자탑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모순과 한계를 무마시킬 만큼의 문학적 가치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춘향전>은 ‘남녀의 애정’이라는 매우 진부한 소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남녀의 애정을 중심소재로 하되 그것은 애정문제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남원부사의 자제 ‘이몽룡’과 기생 또는 기생의 딸인 ‘춘향’이라는 인물설정으로 그들의 사랑을 통해 신분사회에 대한 반항과 양반과 상인 사이의 사회적 불평등을 비판하고 있다.
이전 고전소설에서는 남녀 간의 결혼은 부모가 미리 짝을 지워 주는 등의 사회적 관습에 의해 정해지거나,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는 마법적인 세계관에 의한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춘향전>에서는 이몽룡과 춘향의 주체적인 결정에 의해 두 사람의 관계가 결정되고 있다. 더욱이 그것은 신분적인 제약을 극복하려는 그들의 노력의 소산이었으며 이몽룡과 춘향의 사랑의 결신은 평등과 자유연애사상이라는 당대의 서민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다. 운명 결정론적 사고방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인물 결정론적 사고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춘향전>은 고전소설에 속하면서도 근대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