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비연수 흥행실패 요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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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현 감독의 데뷔작인 <단적비연수>는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 침대> 속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완전히 독립된 다른 영화다. 제목은 영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모은 것으로 화산족인 단과 적, 비의 삼각관계, 적을 향한 일편단심을 보여주는 연, 비의 어미이자 매족의 족장인 수가 영화의 주요 시퀀스1)를 구성한다.
영화의 내용은 매족과 화산족 그리고 화산족이 섬기는 신산이라는 일종의 애니미즘 혹은 샤머니즘의 대상인 산(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영화의 시대는 매족과 화산족 두 부족이 살고 있던 시대로 매족이 천하를 얻고자 화산족에 쳐들어가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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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비연수>의 중심 플롯은 두 부족의 미래를 판가름할 운명을 타고 태어난 비와 그녀를 둘러싼 단과 적 두 남자의 갈등으로 형성되지만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한 인물구조를 가진다. [표 1-1] 에는 포함되지 않은 연과 수, 한이 이끌고 나가는 시퀀스도 분명 존재하고, 그들도 각자 나름대로 추구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구조로 인해 <단적비연수>는 관객 스스로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인물을 선택하여 그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5) 즉 관객 스스로 관람 형태를 선택하는 능동적 관람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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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마찬가지다. 이제 유명한 배우의 이름이나 단순히 흥미를 끄는 예고편만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힘들다. SNS같은 정보전달 매체가 발달한 이 시점에, 어느 정도―혹은 꽤 많이―문화생활을 접해본 소비자들은, 정보접근이 용이하지 않던 예전 소비자들에 비해 현혹시키기가 녹록치 않다. 때문에 탄탄한 스토리구성과 전개방식의 개연성 등이 부족하면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기 쉽다. 따라서 여타 분야에서 주목과 인정을 받고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들이 판타지장르에 적용된다면, 더불어 화려한 특수효과까지 더해진다면 앞으로 한국형 판타지 영화가 헐리우드에서도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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