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두

소개

명두 독후감

목차

없음

본문내용

부모가 죽으면 자식은 부모를 땅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 그 무덤위에는 세월이 지나도 잡초하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 메마른 가슴이라서.
그만큼 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우리로서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명두’는 20년 전 가루후추와 제초제에 의해 죽었던 굴참나무에 의해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이야기 초반에 갑작스레 빈촌에 대대적인 개발 바람이 불어 닥쳐서 산자락에 있던 판자촌이 통째로 부서지고, 산뜻한 콘크리트 마을이 산중턱에 새로 생기게고 큰 길이 뚫려 숲에 있던 굴참나무가 어느 새 황량한 길가에 우두커니 서 있다는 내용에서 왠지 박완서님의 ‘옥상위의 민들레’처럼 현대인의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과 인간적 가치의 회복을 주제로 하는 소설이겠거니 하고 섣불리 판단했다. 그러나 그런 내 예상은 그 다음 몇 단락을 더 읽어 보고나서 산산조각 나버렸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중심국가로 우뚝 솟아 그 자랑스러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보다 부족한 나라들을 위해 봉사하고 식량도 원조해주는 구호활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대한민국도 약 50년 전에는 지금의 대한민국과 같은 나라들에게 식량도 원조 받고 구호활동을 받는 소위 부족한 나라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지긋지긋한 일제의 늪에서 해방되어 기뻐할 틈도 없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하게 된다. 폐허가 된 나라에서 먹고 살기란 참 어려운 일이였다. 당장 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던 시절, 그런데도 살아 있다는 이유로 인간의 성적 욕구는 배고픔과 가난도 막지 못했나보다. 그 당시엔 피임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시절이라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자들의 배는 쉼 없이 부르고 꺼졌다. 그렇게 생겨난 아이는 비록 내 자식이지만 보내야 했다. 나 자신보다 능력 있고 내 자식 굶기지 않을 집안이던지 아니면 저 깜깜하고 차가운 땅 속 이던지.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