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_없는_신호등

소개

횡단보도 없는 신호등이라는 나의 글 과제점수만점받은레포트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나는 학교를 다녀와 집에 들어오는 순간, 현관 앞에서 얼마 전에 구입해 애지중지 다루던 신발을 벗어던진다. 낡은 소가죽 소파 위에 가방을 던지고 컴퓨터 앞으로 다가간다. 엄지발가락으로 컴퓨터 메인 버튼을 꾹 누른 뒤 화장실로 간다. 손을 씻고 부엌으로 가서 냉수 한잔을 급하게 마신 후 컴퓨터 앞에 앉는다. 이 컴퓨터는 내가 13년 전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버지께 받은 것이다. 이 기계 덩어리로는 늦은 밤까지 작업을 하지 못한다. CPU가 도는 소리와 냉각기가 움직이는 소리가 냉장고와 그 옆의 김치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보다 더욱 크게 들렸다. 그래서 가족들의 눈총을 받지 않기 위해 9시 이후로는 키지 않는다.
바탕화면이 열렸고 나는 마우스를 흔들면서 빨리 윈도우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바탕화면이 열리자마자 인터넷을 실행하다가 다운된 적이 많았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자 마우스에 모래시계가 없어진다. 인터넷 창을 켠 후 즐겨찾기를 눌러 소녀시대의 메인 팬 카페에 들어간다. 제일 먼저 출석체크를 한 뒤 로그인 상태의 친한 회원들과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홈페이지의 특별회원 방에 들어가 나만의 소녀시대 연습 동영상을 본다.
의자 위에 발을 올리고 무릎을 가슴팍까지 끌어 올린다. 무릎에 턱을 기대어 자라 마냥 목을 빼고 나의 소녀들 모습을 눈으로 스캔한다. 눈의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었다. 눈이 뻑뻑하다. 귀는 오직 소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것으로 다른 음색은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영원한 멘토이자 삶의 이유인 효연양의 춤을 보며 나의 자세는 흐트러진다. 마우스를 잡고 있던 손이 어느새 모니터 속 효연양의 왼쪽 허벅지부터 복사뼈까지를 어루만진다. 눈을 감으니 모니터의 감촉보다는 맨살의 촉감이 검지를 타고 온몸에 느껴진다. 난 눈을 뜨고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그녀의 뛰어난 보컬성에 또다시 감탄하고 감동한다. 마우스로 그녀들의 콘서트 현장을 보여주는 영상을 클릭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