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돈키호테(맨오브더라만차)’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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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오브라만차’, 일명 ‘돈키호테’로 알려진 이 작품을 과제로 선택한 것은 최근엔 생활에 쫓겨 제대로 된 공연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껏 본 작품 중에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뻔한 내용과 쇼의 경향을 많이 삭감시킨 모습으로 볼 때, 내게 얼마나 많은 감흥을 줄 수 있을까 싶었지만 결과는 내 인생을 뒤바꿔 버렸다. 누가 뭐래도 내겐 ‘최고의 공연’이란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았고 희망을 품게 만들어 주었다. 명작이 가져다주는 감동은 그 어느 볼거리와는 비교가 안 되는 모양이다. 공연이 끝나고 그 많은 관객들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은 ‘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수백 년을 내려오면서 인정받은 탄탄한 내용과 멋진 연출, 혼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들이 혼연일치된 결과물이었다. 현실에 지쳐 잃어버린 우리의 꿈을 다시 찾은 기분, 오랜만에 뮤직컬 ‘맨오브라만차’의 대표곡 ‘이룰 수 없는 꿈’을 들으며, ‘그동안 나는 현실에 안주하며 꿈을 포기하진 않았나’ 생각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을 다시 가져본다.
1965년 11월 22일 ANTA Washington Square Theatre에서 초연된 뮤지컬 돈키호테 (원제 : Man of La Mancha)는 초연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흥미를 끌었지만 일반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해 공연 전 예매율도 저조했다. 하지만 초연 다음날 아침, 찬사가 담긴 리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하루아침에 가장 잘 팔리는 티켓이 되었다. 이 작품은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 외부 협회, 버라이어티 여론조사 그리고 토요 리뷰에 의해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평을 얻으며 그 시즌 주요 시상식의 상들을 모두 휩쓸었다. 토니 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뮤지컬상 베스트 작곡, 작사상, 베스트 남우주연상, 베스트 무대상, 베스트 연출상 등 5개 부문을 휩쓰는 기염을 토한 이 작품은 마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처럼 한 번의 주춤함도 없이 흥행가도를 달려 나갔다. 흥행 성공과 평단의 호평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뮤지컬 돈키호테는 음악과 무대, 연출 분야 등 주요 상을 휩쓸며 그 해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뮤지컬 돈키호테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원작 소설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데일 와써맨에 의해 재구성되었다. 돈키호테는 이미 발레, 영화, 연극, 오페라 등 여러 장르로 재구성 되어왔지만 데일 와써맨은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돈키호테를 만들기를 원했다. 바로 작가인 세르반테스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 불구이며, 포로생활도 겪었고, 교회로부터 파문당하고, 결혼 생활에 실패한…한마디로 불행한 인생을 산 세르반테스. 세르반테스를 연구하던 데일 와써맨은 세르반테스가 곧 돈키호테였을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데일 와써맨은 이렇게 말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뮤지컬 돈키호테는 그 자신이 돈키호테였던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불굴의 영혼에 존경을 표하는 나의 방식이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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