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의 [천도책]의 문학적 분석

소개

율곡 이이가 장원을 차지한 과거 답안으로 유명한 <천도책>에 대해 한문학적 관점에서 내용, 문장의 구법, 표현 등을 분석하였음

목차

1.서론
2.<천도책>의 내용과 형식
1)<천도책>의 내용 구성
2)<천도책>의 형식 수법
3.결론

본문내용

책문은 보통 과거장에서 이루어지는 글이다. 철학적 질문에서부터 시국 현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 안에서 질문이 제시되면 시험자가 그 대책을 제시하는데, 다른 科文과 달리 시사성이 강한 政論文의 성격을 띠고 있다. 시대의 물음에 대답한 당시 지식인들의 현실 인식과 가치관이 잘 정제되어 있어 당대를 연구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 아울러 정교하게 다듬어진 논변의 문체를 접할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제시된 현안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쳐야 하는 책문의 특성상 글의 기세가 웅건해지고 논리적인 구성과 효과적인 수사법이 사용된다.
율곡 이이는 조선조의 수많은 문인들 중에서도 책문을 가장 많이 남긴 사람이다. 현존 ≪栗谷全書≫에서 우리는 다른 성리학자들의 경우와는 달리 많은 책문을 볼 수가 있다. <천도책>, <易數策>, <貢路策>, <文武策>, <死生鬼神策>, <醫藥策>, <天道人事策>, <軍政策>, <神仙策>, <祈禱策>, <節序策>, <壽夭策>, <時弊七條策>, <誠策>, <化策>, <文策>, <盜賊策> 등 策의 형식임이 분명히 드러나는 경우의 17책문과 출제자의 입장에서 낸 시험문제라고 할 수 있는 策題 또한 6편이 된다. 이 가운데 <천도책>은 明宗 13년(1558) 겨울 별시에서 율곡이 장원을 차지할 때 쓴 책문으로, 당시는 물론 조선조 전체에 걸쳐 전범이 되는 책문으로 여러 문사들에게 칭송되었다. ≪燃藜室記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임오년에 중국 사신 황홍헌(黃洪憲)이 왔을 때, 이이(李珥)가 원접사가 되었는데, 강(江) 위에서 조사(詔使)를 맞이하는 날, 사신이 이를 한참 주목하고 있다가 역관에게 묻기를, “이 원접사는 산림처사의 기상이 있는데 산림의 선비를 데려다가 나를 접대하는 것은 아닌가.” 하였다. 역관이 대답하기를, “원접사는 장원 급제(壯元及第)를 거쳐 높은 직품에 오른 사람이지 산림의 선비는 아닙니다.” 하였다. 중국 사신은 말하기를, “그러면 이 사람이 <천도책>을 지은 사람인가.” 하였다. 아마도 이(珥)가 지은 천도책이 중국에 유입된 때문일 것이다.

참고자료

· 곽신환(1994), 「이율곡의 책문 연구」,『유교사상연구』1, 한국유교학회.
· 김태완(2008), 『율곡문답』, 역사비평사.
· 심경호(1998), 『한문산문의 미학』, 고려대학교 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