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서평

소개

<책만 보는 바보> (강소영 저, 보림)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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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책만 보는 바보>는 조선 후기 실학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의 독특함은, 당대 조선의 뿌리를 형성했던 유학의 보수성과 비현실적인 측면에 대한 반발로써 일어난 실학의 효율성과 합리성에 대한 주장을 교과서적으로 서술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실학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 사상의 배경과 진정성을 작가의 상상을 가미해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 그렇기에 보다 생생하게 그들의 인간적인 삶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드러난 그들의 내면과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들에게 있어 ‘실학의 길’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덕무와 그의 대부분 벗들의 신분이 사회적으로 불리한 ‘서자’의 위치였다는 사실과 실학이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는 배경에서 형성되었음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조선시대에 ‘서자’라는 위치는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이들은 양반처럼 벼슬자리에 오를 기회도 얻지 못할뿐더러, 한편으론 반(半)양반의 핏줄로써의 품위와 체면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평민처럼 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도 없었다.
조선 후기 당대의 서자에게 주어지는 이와 같은 신분의 굴레는 책의 주인공인 이덕무가 ‘간서치(看書痴)’, 즉 ‘책만 보는 바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책에만 몰두하게 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비슷하게 그의 벗인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등도 역사, 무예 등 자신이 관심을 두는 분야에서 ‘자기수련’과 비슷한 모양새로 열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짊어진 서자로서의 사회적 제약은 상당히 현실적인 것이었기에 이들의 ‘자기수련’은 단지 내면적인 것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현실사회상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게 되는 모습을 <책만 보는 바보>는 그리고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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