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갑을 고시원 체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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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갑을 고시원 체류기> 서평(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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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길가에 보이는 고시원은 너무 흔해서 눈길을 주었다가도 곧 내려 놓고는 한다. 언제 이 답답한 곳이 하나, 둘 생겨나 넘쳐버린 것일까?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신은 알고 계십니까?

박민규는 <지구영웅전설>로 2003년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문학상이 작가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척도는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대를 하면서 읽어내려 간다. <카스테라>는 2003년 여름부터 2005년 봄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글들을 모은 단편집이다. 나는 제국주의를 생각하게 하는 <지구영웅전설>과 단편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를 읽으면서 박민규는 참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개성작가임을 느꼈다. 처음에는 뭐 이런 작가가 있나, 싶고 나와는 맞지 않아, 라고 굳게 믿으며 책을 덮었으나 우연한 기회로 다시 내 손에 들린 박민규의 소설은 그를 사랑하게 했다. 소설가 이외수는 대한민국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 하나를 지목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박민규라는 작가의 출현을 지목하겠다. 라고 말한바 있다. 여기에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없다.

갑을 고시원 체류기의 화자는 남자 대학생으로, 고시원에서 소리를 내지 않고 정숙을 지켜야 하는 데에 익숙해져야 했던 존재다. `몸에서 사람의 귀가 자라는 쥐` 뉴스를 보다 1991년, 개나리가 만연한 화창한 봄날에 홀로 지냈던 `갑을 고시원`을 떠올린다. 마치 관 같은 방에서 화자는 1센티미터 두께의 베니어판 사이에서 인간은 꽤나 시끄러운 동물임을 깨닫게 되고, 결국 소리를 내지 않는 인간이 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