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 곰팡이꽃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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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 곰팡이꽃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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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쓰레기’란 무엇일까? 빠른 주기로 소비와 생산을 반복하는 현대 사회에서 쓰레기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산물이다. 그것의 형태나 냄새가 비록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준다고 하지만 그것이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들의 삶은 정화된 형태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쓰레기는 치열한 우리들의 삶의 배설물이자 우리들의 삶의 흔적인 것이다.
하성란의 소설 ‘곰팡이꽃’에서 쓰레기를 뒤지면서 타인들의 정보를 알아내고 그들과의 소통의 단절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주인공은 어쩌면 우리들 안에 존재하는 현대인들의 단면이자 우리들의 욕구불만을 비정상적인 형태로 투영한 우리들의 자아일지도 모른다. 쓰레기라는 것은 인간들이 추구하는 배설의 욕구,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하나의 행위에서 나온 산물이다. 1차원적으로 그것은 버려지는 것으로 치부되지만 사실상 우리들의 가장 감추고 싶은 부분들이 담겨져 있는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주인공은 그런 쓰레기를 통하여 얼굴도 알지 못하는 타인들의 가장 깊숙하고 비밀스러운 습관이나 행동, 생김새까지 추측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아주 비정상적이고 구역질나는 악취미적인 행위일지는 모르지만, 결국 쌍방향의 소통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불안요소, 불만족감을 똑같이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들이 감추고 있는 또 다른 이면을 역설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관음증적인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관음증 역시 쌍방향적인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관찰, 그것을 보이는 타인이 감추고 싶은 것들을 보려고 하는 습관적인 증상으로 인해 생기는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삐뚤어진 형태로 발전되면서 생기는 하나의 호기심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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