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기인의 배꼽 서평 독후감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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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시인의 배꼽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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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은 어미의 뱃속에 있을 때 탯줄로서 어미와 자신을 이어주던 생명줄의 자국이다. 배꼽이란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 자신의 출생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또 어미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간접 통로가 되기도 한다. 배꼽이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내가 아닌 타인에게는 은밀한 부분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점이 내가 정호승과 안도현이라는 익숙한 시인들의 시집을 두고 문인수라는 조금은 낯선 시인의 시집을 제목만 보고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했던 것 같다. 문인수의 배꼽이라는 제목의 시집은 단편 단편으로 제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에서 사람과 사람이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시를 읽다보면 밝은 시보다는 어두운 시가 더 많음을 느낀다. 그러나 문인수의 시에서는 어두운 시들이 회색의 이미지들로 전체적으로 칙칙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보다는 오히려 슬픔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불혹을 넘긴 늦은 나이로 등단을 해서인지 문인수의 시들은 다른 어떤 시인들 보다 삶에 대해 진솔하고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배꼽이라는 시집을 읽으며 특히 기억에 남는 몇 가지의 시들이 있는데 그것은 ‘뫼얼산우회의 하루’와 ‘이것이 날개다’ 그리고 ‘조묵단전’ 이다.
4부에 담겨있는 ‘이것이 날개다’ 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던 40대의 남자의 장례식에 가서 여자 자원봉사자의 눈으로 본 장애인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 쓴 시다. 장애인이란 비장애인과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다. 그저 우리가 눈이 나쁘면 안경을 끼는 사람이 있듯이 몸이 편하질 못하다거나 청력이 좋지 못하다거나 그럴 뿐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장애인이란 비장애인들과 다른 존재의 사람들로 치부하여 우리들만의 울타리를 만들고 벽을 만든다. 이 시에서도 40년 가량을 살았지만 라정식씨가 세상을 떠날 때 병원에 와준 건 자원봉사자 한 명과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장애인들 뿐 이더라 라고 하며 우리가 만든 벽과 울타리의 존재에 대해 각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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