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調>>
1. 時調의 槪念
時調는 우리 고전 문학에서 비교적 정연한 형식을 갖춘 대표적인 서정장르이다. 원래는 短歌라 불리었는데 조선조 후기에 와서 時調란 名稱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時調’라는 名稱이 文獻에 나타난 것은 成宗 24년에 刊行한 樂學軌範 巷七의 ‘樂時調’라는 것이 年代上으로 가장 오래인가 한다. 그러나 그 ‘樂時調’라는 것은 현대 우리가 뜻하는 ‘時調’와는 달리 쓰인 말이고, 현대 우리가 呼稱하고 있는 時調와 같은 뜻으로서의 ‘時調’라는 名稱이 보이는 것은 비로소 英祖代부터이며, 英祖代라 할지라도 當時는 그것이 하나의 曲調名이었을 뿐 文學 樣式名으로서의 時調는 아니었다. 金俊榮 著, 國文學槪論, 螢雪出版社, 1981년, p.163~164.
申光洙의 <石北集> ‘關西樂府’에서 보는 것처럼,
初唱聞皆說太眞
至今如恨馬嵬塵
一般時調排長短
來自長安李世春
時調가 당대의 가객인 李世春이 長短을 배열함으로써 비롯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 때의 곡조를 시조란 명칭으로 불렀을 뿐이지 문학양식으로서의 시조형식은 그 연원이 더 소급될 수 있다. 시조와 유사한 단형의 노래는 鄕歌에서 또는 ‘井邑詞’에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고 ‘滿殿春別詞’에서는 그 흡사한 꼴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다가 4音步 3行의 정연한 배열과, 이른바 종장 첫귀의 독특한 규칙을 갖춘 다듬어진 형식으로서의 시조는 고려 후기의 사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 열사적인 형성을 보게 된다.
시조문학장르는 발생에서부터 일정한 곡조로 노래부르도록 되어 있는 음악성을 지녔다. ‘시조’란 장르면도 시조의 歌唱的 성격을 나타내 준다. 그러므로 시조는 ‘飮酒詞從’으로서의 歌唱文學이자 詞文學이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歌唱의 문학과 吟詠의 문학은 그 본질이나 기능면에서 엄연히 다르다. 조선조 사대부의 전유물이 되기까지, 시조가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도 이 歌唱性에 상당부분 의존해 있다. “시조를 노래하면 춤추게 되고 그러면 저절로 感發融通케 된다”는 退溪 李滉의 자각은 조선조 사대조의 의식을 대변하는 것이다. 漢詩의 여흥으로, 또는 연향의 희작으로 시조제작의 의의를 한정한 점은 그들 사대부의 중국지향성이 낳은 한계지만 일단은 남의 문학양식으로 누릴 수 없는 ‘感興’을 시조를 통해서 누렸다는 사실 자체로써 시조가 지닌 民族文學的 意義를 가늠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우리말로 지어진 점, 3단구성의 구조적 특성을 지닌 점도 시조문학의 존재가치를 입증해 주는 요소로서 보태진다.
시조가 선조들의 意趣에 맞게 빚어진 시형으로 정립된 이래 다양한 사상과 정서가 이 그릇에 담겨졌고, 시대와 사회의 변모와 함께 여러 계층의 의식이 갈아들며 반영되었다.
그러는 가운데 애초에는 歌謠, 歌曲으로, 英祖시대에는 시조唱曲으로 흘러 오던 것이 辭說時調로 변개되고, 新文學 이후에는 時調 또는 時調詩의 개념을 가진 본격적인 기록문학 형태로 인식되면서 근래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現代時調가 많이 지어지고 있다. 現代時調는 하나의 운동으로 시작된 의식적인 활동으로서 다각도의 모색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양상을 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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