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서평

소개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서평 문입니다.
박천홍님의 작품이구요.
꽤 공들여 쓴 서평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어릴 적, 매년 명절이 다가올 때면 내 가슴은 사뭇 설레곤 했다. 부산에서 대구로 향하는 고향길은 으레 부모님과 함께 무궁화호 기차를 이용하곤 했다. 그리운 할머니, 할아버지를 곧 있으면 만나게 되리라는 설렘, 신선한 가을의 추석이면 차창 밖으로 보이는 새파란 하늘, 어머니께서 곧잘 사주시던 기차표 오징어, 북적이는 귀향 객들의 함박웃음. 나의 기차에 관한 기억은 이렇게 항상 따뜻한 추억의 향수를 담은 채로 남아있다. 이렇듯 기차에 관련된 기억은 내게 언제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친숙한 소재이기에, 나는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책을 펼치게 되었다. 그러나 책의 제목과는 달리 책 속의 기차는 매혹의 향수라기보다는 오히려 공포를 안겨다 주는 악몽으로 내게 다가왔다.
일본의 <대한방침 및 대한시설강령>에 따르면, 일본은 정치∙군사∙경제상의 여러 가지 관점에서 교통 및 통신기관의 장악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렇듯 지식인들에게 문명의 진보에 대한 상징으로 다가 왔던 철도는 철저히 한반도 식민지화의 수단으로 이용되었으며 그에 따라 우리 민족의 끝없는 절규를 만들어 냈다. 특히 아이들까지 채찍으로 혹사시키는 일본의 횡포로 조국을 등지고 도망꾼의 신세로 국경을 넘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섬뜩함을 넘어서 슬픔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러한 기차에 대한 글쓴이의 슬프고 참혹한 단상들은 나로 하여금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