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의 탈식민성 연구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현대문학이론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문학이론연구 / 29호 / 403 ~ 419페이지
· 저자명 : 최현주

초록

최근 민족주의의 허구성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한 연구의 지적들처럼 상상의 공동체로서의 민족의 개념이 여성이나 인종, 혹은 소수자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민족주체를 구현해 본 경험이 없다시피 하는 우리에게 민족의 개념은 새롭게 재구성해야 할 당위로서의 가치를 선점한다. 그것이 제대로 완성되고 정립된 후에야 민족주의 담론이 허구와 상상의 구성물임이 확인될 것이며, 그러한 확인 후에야 민족주의의 허상은 자족적으로 깨뜨려지게 될 것이다. 때문에 민족주의로부터의 탈피는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탈식민의 완성 후에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탈식민의 지향과 가능성을 통찰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 바로 대하장편소설 태백산맥이다.
태백산맥은 일제에 의해 내면화된 식민담론의 관성과 미군정의 신식민적 기획에 대항하는 민중들에 의한 탈식민 혁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지 못함으로써 여순사건이나 6․25와 같은 폭력적이고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되었다는 점을 적확하게 지적해내고 있다. 이러한 민족의 비극적 상황을 사실적으로 제시하면서도 그 근원으로서의 식민담론과 저항적 탈식민 의식을 철저히 묘파해낸 점에 태백산맥은 그 문학사적 의의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 그리고 신식민주의가 교차되고 혼융되는 공간으로 해방 전후의 이념적 장의 모습을 상동하게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서사주체들이 이념의 혼성성 속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맞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비동일화의 담론을 채택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민족 정체성의 위기 가운데 서사주체들은 동일화 담론으로서의 민족담론이나 반동일화 담론으로서의 식민담론이 아닌 제3의 담론으로서의 계급담론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태백산맥은 탈식민화의 유일한 방식으로서의 폭력의 정당성을 형상화해낸 작품이다. 그러한 폭력적 방식에 의한 탈식민화의 서사는 루카치적 의미의 리얼리즘적 가치를 구현해내고 있다. 그러한 리얼리즘적 서사의 구현이야말로 저항적 탈식민주의의 새로운 전형을 획득해내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 작품은 제국주의와 식민담론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식, 즉 폭력에 의한 저항의 서사를 구현함으로써 새로운 탈식민의 방식과 담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