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다중 서사적 특징과 그 효과－체리츠 사의 <네임리스>(2013)를 중심으로 (Features of Otome Game’s Narrative System and its Effect—Focusing on Cheritz’s (2013))

서지정보

· 발행기관 : 대중서사학회
· 수록지 정보 : 대중서사연구 / 24권 / 2호 / 237 ~ 271페이지
· 저자명 : 한상윤

초록

본고는 여성 게임 전문 제작사인 체리츠 사의 <네임리스>를 중심으로 여성향 게임의 시스템적 특징이 어떻게 일반적인 로맨스 서사의 통속성을 넘어 새로운 의미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여성향 게임은 단선적인 시간관을 바탕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제공하는 기존의 출판 로맨스물과 달리 플레이어에게 복수(複數)의 서사 경험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특징은 일견 보수적인 여성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처럼 보이는 로맨스 서사를 다른 방향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우선 작품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네임리스>는 화면 밖에서 이루어지는 플레이어의 경험을 그대로 서사 안으로 끌어 들여온다. 보통 플레이어는 게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함으로써 작품 안에 등장하는 남성 인물들을 두루 공략해 나가는데, <네임리스>의 Secret 챕터에서는 그러한 화면 밖 플레이어의 경험이 그대로 작품 안에 노출됨으로써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인 것처럼 보였던 개별 서사의 낭만성에 균열이 가게 된다. 대신 <네임리스>는 주인공이 남성 인물(인형) 모두와 행복하게 지내는 결말을 제시한다. 화면 밖 플레이어가 작품 안 남성들과 맺는 일대다(一對多)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재현한 이 장면은 남성적 특징으로 여겨지는 바람기의 욕망을 주인과 인형의 관계 안에서 긍정적으로 그려낸다.
한편, 여성향 게임이 제공하는 복수(複數)의 서사 경험은 작품 외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네임리스>에는 성격과 외모가 각기 다른 다섯 명의 매력적인 남성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플레이어는 이들을 두루 공략해봄으로써 자신의 취향이나 선호를 나름대로 탐색해 나갈 수 있다. 작품 안에서 결말이 ‘해피 엔딩’과 ‘배드 엔딩’으로 나뉜다는 점 역시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기존의 로맨스 서사 공식을 비트는 배드 엔딩의 존재는 여성향 게임을 다채로운 욕망의 재현처로 기능하도록 만들어 준다.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여성향 게임은 디지털 시대의 대중적 이야기 양식으로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 살펴본 <네임리스> 외에도 다양한 작품이 존재하는바, 앞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여성향 게임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영어초록

This study examines how the system of ‘Otome Game’ (Dating simulation game for female gamers) generates unusual meanings in typical romance stories. Unlike traditional books on romance, which provide a single story per book, Otome games provide multiple narratives in a single piece of work. The multi-narrative experience encourages the player to read typical romance stories in different ways.
A game player usually plays a game repeatedly to match with each of the male characters, so the player can have a date with several men although each story is a love story between one man and one woman. By exposing these experiences which occur outside the computer screen, <Nameless>, a game made by Cheritz, breaks the romantic mood of the ‘true love’ fantasy that most typical romantic stories have. Instead, <Namesless> gives an unfamiliar ending in that the female character does not become a lover with one male character but ends up matching with everyone. This is a reflection for the polygamic relationship that occurs out of the screen between a player and the male characters. It shows women’s polygamic desire that have been considered as only men’s.
The game’s multiple narrative system also brings new experiences to the player. In <Nameless>, there are five attractive male characters with different personalities and appearances, and a player can explore her own tastes and preferences by repeating the game and enjoying a new sequence of events. Add to this, it is important to point out that not all of the outcomes are ‘happy endings’ but are also ‘bad endings.’ Bad endings, which deviate from the typical romance narratives in various ways, show different types of desire and players can experience them indirectly. Thus, in Otome games female players can get more active meanings than in ordinary romance storie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