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상례와 불교 우란분재·사십구재에서의 유족심리 (Grief Care of the Confucian Funeral Ritualand Buddhist 49 days Service and URanBunJaefor the deceased)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종교교육학회
· 수록지 정보 : 종교교육학연구 / 26권 / 105 ~ 145페이지
· 저자명 : 이범수

초록

죽음 앞에 매우 나약한 인간은 생존을 위해 죽음과의 화해를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그러나 죽음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 곁의 사람들을 매몰차게 앗아 가기 일쑤이다. 인간은 이런 죽음이 두려워 주변의 사람에게 애착하나 죽음은 우리가 애착하던 사람들까지 끌고 가버린다. 결국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 깨닫는 인간은 죽음의 공포로 입은 상처를 위로하고 극복하고자 또 다른 시도를 하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오랜 세월 종교 문화적 전통으로 통합되어지는 과정을 거쳐 전통적 유교의 상례(喪禮)나 불교의 우란분재, 사십구재와 같은 죽은 자의 안녕과 유족의 안정적 현실복귀를 위한 형식인 의례의 모습으로 구체화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례의 목적을 망자를 위한 관습만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기계적으로 그 과정만을 밟아나가는데 그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렇게 상례와 재례를 전통적인 관습의 답습이라는 관점으로만 보아오던 것을 현대 심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이러한 의례들이 죽음 후에 발생하는 애통의 심리적 역동을 적절히 촉진하고 심화시키는 기제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유교의 상례나 불교의 사십구재, 우란분재의 구조는 그 과정을 거치면서 유족들이 상실의 슬픔을 주변사람으로부터 공공연히 인정받게 되어있다. 상ㆍ재례에서 슬픔의 표출은 이러한 공인을 통해 극대화 되며 이를 통해 노출된 애도의 감정은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공감의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유족들은 조문을 받는 것으로 자신들의 슬픔이 공감 받고 있다고 간주하여 애통한 감정을 덜어내게 되며 조문객들의 지지와 위로를 받음으로서 현실로의 복귀에 힘을 얻게 된다. 상례와 재례는 이러한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시간과 공간의 틀로써 매우 체계적이며 정교하게 구조화되어있다. 유교식 상례는 임종(臨終)-고복(皐復)-습(襲)-소렴(小殮)-대렴(大斂)-입관(入棺)-성복(成服)-발인(發靷)-노제(路祭)-하관(下棺)-반혼(返魂)-우제(虞祭)-졸곡(卒哭)-소상(小祥)-대상(大祥)-담제(禫祭)-길제(吉祭)로 되어있으며 불교 재례인 7ㆍ7 재(齋)는 시련(侍輦)-대령(對靈)-관욕(灌浴)-신중작법(神衆作法)-상단불공(上壇佛供)-중단불공(中壇佛供)-관음시식(觀音施食)-봉송(奉送), 그리고 우란분재는 연등(燃燈)의 절차를 통하여 망자의 영혼에게 평안을 제공함은 물론 유족에게 안도와 사별 슬픔의 공감 그리고 유족이 망자의 죽음을 수용하여 현실 복귀의 실현을 촉진하여 준다. 이와 같은 상례와 재례의 기능은 의례의 틀이 초점화(focusing)되고 틀 짓고(framing) 무엇인가를 드러내는(displaying)것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수용하는 것이 그 근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핵심적 요소가 상례와 재례의 근간임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의 집전인(Leader)들이나 참여자들은 의례의 의미의 진정한 자각에 도달하지 못하여 의례가 제공하는 시간과 공간의 재생성을 통한 망자와의 생생한 만남을 인도해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상례의 형식(形式)이나 사십구재와 우란분재에서 법주나 망자에 치우쳐 있던 초점화의 영역을 유족에게 확대 적용하여 망자, 유족, 집전인 간의 균형감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적절한 균형 하에 초점화 된 상례와 재례는 유족들이 사별의 슬픔을 적정히 애도하게 하고 더 나아가서 망자와의 생전의 관계에서 해결되지 못한 사안들을 정리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의례의 시행에 있어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의례의 존재 이유와 기능에 대한 집전자의 정확한 자각이며, 그 목적에 충실하게 의례 집단을 인도할 수 있는 현대 심리학적 전문적인 기술의 보완이다. 이 요구의 성공적인 실현은 상례와 재례를 통한 사별 슬픔의 표출을 가능하게 하며 유족들로 하여금 감정과 이성, 그리고 신체적으로 보다 적절한 회복에 도달하게 하여 육신의 죽음과 무상한 삶의 현실에 대한 자각을 촉진한다. ‘지금 여기의 현전적 삶’의 자각은 현실을 긍정하게 해주며 이러한 긍정은 타자의 죽음의 극복을 통한 자신의 생사에 대한 초연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를 발판으로 한 ‘지금 여기’에서의 현전적(現前的) 삶과 망자의 ‘죽음’과의 명확한 대비는 타자의 죽음의 수용을 통한 ‘죽음으로부터의 해탈’이 아닌 ‘생과 사로부터의 해탈’을 가능하게 해 준다. 삶의 목적은 ‘영생불사(永生不死)’가 아닌 ‘생과 사의 이원성으로부터 초월’하는 생과 사를 통합하는 ‘불생불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상례와 사십구재, 우란분재의 시간과 공간은 생사를 초월하게 하는 우리에게 소중한 그 가치이다.

영어초록

To death, humans are frail to offer stout conciliatory message pleading survival. But the death, ignoring such supplications, snatch away the existence on whom fearful humans are dependently attached. Then humans being depressed by terrors of death are obliged to find the substitute dependent object while consoling interdependently.
Such experiences have been integrated into a certain form through religious and cultural traditions for a long time and regenerated as rituals of Confucian Sang Re (funeral rites), Buddhist URanBunJae and 49 days Service for the deceased which take care of well beings for the deceased and the survival. However, most of the people in these days tend to understand the goals and functions of the rituals only as of mechanical procedures traditionally to follow up.
But if we change our aspect from of customary to modern psychology, it will afford more view of functional mechanism in which the rituals have carried to facilitate the survivals grieving.
The survivals can expand acquiring public recognition of their griefs through procedures of the death rituals. Exposures of griefs can be maximized by frame of death rituals and griefs can create a echoing sympathy from condolence callers. The survivals deem the reception of condolence caller as a voucher of empathy as to their griefs and it provide them with supports and consolations enough to come out back to their reality.
The death rituals have been designed for such procedures deliberately, formed systematically and elaborately. Confucian death rituals are composed of following procedures, -attending deathbed- invocation of death spirit-washing dead body -dressing shroud- wrapping dead body- placing in coffin-survival dressing funeral costumes- carrying out coffin- ceremony on the road- lowering coffin in graves- come back home ceremony with ghost of the deceased- service after conclusion burial-ending crying-first anniversary of death -second anniversary of death- expiration of mourning- appointment service as the ancestor ghost. Buddhist 49 days service is formed of followings -convoying royal sedanchair-greeting ghost of the deceased- bathing ghost - service for guardian go -service for asking Buddha and Bodhisattva grace- ghost feeding- farewell service, and URanBunJae is composed of lantern dedication service. With such rituals they can provide not only the ghost of the deceased well-being for their next life but also the survival empathy to their griefs, that enables accepting the death of the deceased and facilitating the survival returning back to their reality.
It is very important that the key function of the rituals should be known to peoples as focusing, framing, displaying roles as well as the roles have been designed psychologically to console the survivals. But even though the death rituals having been handed down with this key factors, most leaders and participants of death rituals, due to their incomplete understanding, can not totally grasp the correct meaning that makes the deceased and the survivals meet in all verity through the rituals. To improve this, they have to understand importance of securing balanced role playing between the deceased, the survival, and leader of the rituals. Such proportionated balances will help the survivals to have chances to expose sufficient griefs to help solving out unfinished business with the deceased.
In modern ages, we could know that many peoples are eager to reason themselves with the meaning of the death rituals. If we could analyse the death rituals as modern psychological mechanisms, we could afford them what they are striving for.
Clear understanding of procedures of the ritual frames can facilitate the survivals realizing appropriately the death of body and vanity of life. Reinforcing affirmation of present life, this enables people to have a attitude of aloof from the life and death and it also give them freedom not from death but from life and death , accurately contrasting life to death through the death rituals.
The goals of life is not for ‘permanent life’ but for ‘transcendence of life and death’. With this point, time and space of death rituals are the something that shows us transcendence of life and death.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