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계(栗溪) 정기(鄭琦)의 ｢영동기행(嶺東紀行)｣ 일고찰 (A study on Yulgye(栗溪) Jeong Gi(鄭琦)'s ｢YeongdongGihaeng (嶺東紀行)｣)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온지학회
· 수록지 정보 : 온지논총 / 83호 / 147 ~ 170페이지
· 저자명 : 박종훈

초록

율계(栗溪) 정기(鄭琦, 1879~1950)는 일제치하였던 1917년 합천에서 출발하여 경성(京城)과 송경(松京) 및 금강산을 유람한 바 있다. 이때의 여정과 감회를 기록한 것이 ｢영동기행(嶺東紀行)｣이다. 율계는 일제 강점기 위정척사를 주창했고 경남 합천과 전남 구례를 중심으로 강학과 수양에 힘썼던 유학자이다. 본고는 유람에 대한 흥취뿐만 아니라 당대 상황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율계의 대처법을 살펴본 것이다.
우선 율계의 유람은 순수한 탐승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대구와 경성, 그리고 송경의 도심에서는 왜색이 짙게 드리워진 것을 보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경복궁에 식물원과 박물관을 설치해 구경거리로 전락시킨 일제의 만행에 대해서는 분통의 목소리를 더했다. 도심을 가득 메운 일제 침탈의 흔적을 목도하기 싫어 산천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산천 역시 일제 수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군수 물자 수급을 위해 금강산에서 철광석을 캐는 일제의 만행과 생선마저 침탈해 가는 일제치하의 상처도 언급했다.
율계는 송경의 상인들이 일심으로 왜상(倭商)을 몰아낸 일과 왜상이 장사하기 위해 수리하던 건물을 까마귀가 훼손한 일화 등을 통해 일제에 항거했던 일도 적극 소개했다. 이어 송나라 주희(朱熹)와 조선의 도맥 관련 송시열, 이항로, 최익현의 유적에 시선을 고정하면서, 평소 신봉했던 유학을 통한 위정척사 의식을 강화해 나갔다.
｢영동기행｣은 일제치하의 금강산 유람이라는 측면에서 금강산 유람기의 편폭을 넓힌 작품이며, 더불어 현실을 반추하게 만든 금강산을 통해 이전의 금강산의 표상에도 일정 정도 변화를 가져왔다.

영어초록

Yulgye(栗溪) Jeong Gi(鄭琦, 1879~1950) traveled from his hometown Hapcheon(陜川) in 1917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o Gyeongseong(京城), Songgyeong(松京), and Mt. Geumgang(金剛山). His travels and impressions from that time are recorded in ｢Yeongdonggihaeng(嶺東紀行)｣” Yulgye was a traditional Confucian scholar who advocated for the expulsion of foreigners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and devoted himself to teaching and cultivation.
This paper, through the exploration of the ｢Yeongdonggihaeng｣, examines not only the interest in traveling, but also the awareness of the contemporary situation and the unique coping methods of Yulgye to overcome such situations. First of all, Yulgye’s traveling began with pure exploration. However, during the actual traveling process, there was no small amount of lamenting about the current situation of Japanese invasion rather than interest in exploring.
Yulgye lamented the traces of Japanese invasion in the downtown areas of Daegu(大丘), Gyeongseong, and Songgyeong. In particular, he actively voiced his opposition to the Japanese atrocities of turning Gyeongbokgung Palace(景福宮), a palace of a country, into a botanical garden and museum and turning it into a tourist attraction. Yulgye turned his attention to the mountains and rivers, but the mountains and rivers were not free from Japanese exploitation. Yulgye also mentioned the Japanese atrocities of digging up Mt. Geumgang to supply war supplies and the wounds of Japanese colonial rule, where even fish were taken away.
In order to overcome this situation, Yulgye also mentioned the story of Song Gyeong merchants driving out Japanese merchants with one mind and the story of crows damaging a building that the Japanese merchants were repairing in order to do business. Then, Yulgye focused his attention on the relics related to Zhu Xi(朱熹) of the Song Dynasty, Song Si-yeol(宋時烈), Lee Hang-ro(李恒老), and Choi Ik-hyeon(崔益鉉), and tried to overcome the reality of the time through Confucianism, which he had always believed i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