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저작권의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하나? - 저작권-인공지능 논의에 관한 비판적 검토 - (Should the Copyright Paradigm Shift in the Era of Generative AI? : A Critical Review of AI-Copyright Debate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저작권위원회
· 수록지 정보 : 계간 저작권 / 38권 / 1호 / 129 ~ 183페이지
· 저자명 : 이일호

초록

저작권에 관한 패러다임은 변해 왔고 변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생성형AI가 나와 ICT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지금까지 저작권과 기술은 긴장 관계에 있다기보다는 협력 관계에 있었고, 기술 발전은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성능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 그중에서도 저작물과 저작인접물을 다량 이용하는 것을 정당화/합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고, 이는 TDM 예외와 같이 입법적으로 권리자의 배타적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로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몇몇 국가의 저작권법에서 관련 예외를 도입하였고, 우리나라, 미국 등 공정이용 규정을 둔 곳에서는 이 규정이 모델 학습의 구원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제도란 그것이 처음 만들어진 때를 기준으로 그 목적과 기준이 고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변화에 설득력 있는 정당화와 이를 위한 충분한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AI로 인한 저작권 제도의 변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학계와 실무계는 그간의 권리자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제도가 AI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는 듯하다. AI가 국가경쟁력이자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중요시될 수 있지만, 다른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창작산업과 그 생태계, 또 그 근간이 되는저작권법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면, 이는 제도 변화에 많은 고민과 상당한 주저함이 있었던 과거의 논의 및 역사적 경험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 논문은 AI-저작권 관계에 관한 지금까지의 국내외의 논의를 분석하고, 이들이 기존저작권 관련 논의들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비판적으로 고찰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우선 지금까지 저작권 제도가 어떻게 발전했고, 기술과는 어떤 관계 설정을 해왔는지 보고자 한다. 이어서 우리 학계와 실무계에서 AI와 저작권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왔고, 여기에 일정한 경향성이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국제적으로 저작권연구자들이 관련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고, 국내외 논의를 비교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AI 모델 학습이 공정이용에 의해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의도 보고자 한다. 흥미롭게도 연구자 각자가 가진 AI에 대한 긍･부정 평가에 따라 공정이용에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공정이용은 유연하면서도 모호한측면을 가지지만, 여기에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공정이용이 모든 유형의 AI에대해 무조건적인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국제 저작권법의 맥락에서 베른협약의 동맹국이나 WTO/TRIPS 협정의 회원국은 3단계 테스트를 준수해야 하고, 우리나라의 공정이용 규정인 저작권법 제35조의5 제1항은 이를 국내법화하기도 했다. 그 기준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기존 저작권 질서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AI 모델 학습이 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무엇보다 생성형 AI는 창작 생태계의선순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과 편리함만으로 제도 변화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혁신인지는 통시적인 관점에서 사후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AI를 둘러싼 여러 논의에서 창작자와 관련 산업의 보호를 위한 방안도 분명히 논의되어야 하고, 저작권 패러다임이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더 폭넓고 깊이 있는 논의가 요구된다.

영어초록

The evolution of copyright law has been inextricably linked to technological advancements, with each era presenting unique challenges to the established legal framework. The advent of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AI) represents yet another chapter in the ongoing dialogue between law and technology. Historically, copyright regimes and technological innovations have maintained a symbiotic relationship with new technologies often reinforcing copyright protections. However, the unprecedented impact of generative AI has ignited a contentious debate regarding the justification and legalization of the large-scale utilization of copyrighted works and the subject matters of related rights for AI development.
This study critically examines the multifaceted discourse surrounding AI and copyright, situating it within the broader context of the fundamental structure and principles of copyright. It analyzes the emerging trend of advocating for limitations/exceptions to exclusive rights, such as text and data mining exceptions, and evaluates the adequacy of existing legal doctrines, such as fair use, in addressing AI-related copyright issues. This study encompasses a comparative analysis of international perspectives, with a particular focus on the Korean legal landscape and its fair use provision under Article 35-5(1) of the Copyright Act.
Central to my analysis is the contentious issue of whether AI model training can be justified under the fair use doctrine. This study posits that interpretations of fair use are significantly influenced by stakeholders’ perspectives on AI’s broader implications. This observation underscores the ambiguity of the doctrine. However, fair use-both in its country of origin, the United States, and in Korea-should serve as a safeguard for the fundamental values and interests of copyright, including its ecosystem. To balance technological development with these fundamental values, a careful approach to technology evaluation and the application of fair use to that technology is needed.
Furthermore, this study critically assesses the compatibility of AI model training with international copyright norms, particularly the Three-Step Test enshrined in the Berne Convention, the WCT, the WPPT, and the TRIPS Agreement. The potential of generative AI to disrupt the creative ecosystem challenges both the compatibility of model training with the test, and the notion that innovation and convenience alone warrant institutional changes in the copyright landscape.
This research reveals a growing inclination within certain academic and professional circles to advocate for a shift away from a rights-holder-centric approach to copyright law to one that prioritizes AI development. While acknowledging AI’s potential as a driver of innovation and national competitiveness, this study however argues that any fundamental transformation of copyright law requires compelling justification and empirical evidence. I caution against hastily reorienting copyright regimes based solely on notions of innovation and convenience, emphasizing the need to safeguard the interests of creators and supporting industries.
In conclusion, this study advocates that a comprehensive and diachronic evaluation of AI’s impact on the creative ecosystem be undertaken before implementing sweeping changes to copyright frameworks. I argue that the true innovative value of a technology can only be assessed retrospectively, and that current discussions must balance the benefits of AI with the imperative of maintaining a robust and equitable copyright system.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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