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소설 「道」에 나타난 이중 억압 기제와 식민지인의 자기 정체성 연구 (Identity Struggles of the Colonized in Taiwanese Novel The Wa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인문연구 / 69호 / 319 ~ 350페이지
· 저자명 : 신민영

초록

타이완 작가 쳔훠취엔은 1943년 7월 『文藝臺灣』을 통해 중편소설 「道」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저항과 협력이라는 이항의 구도 아래에서는 설명해낼 수 없는 지점을 포함하고 있다. 주인공 세이난/칭난은 일본 제국의 식민지인으로, 출생과 동시에 일본 ‘국민’으로 편입된 세대이지만, <하나의 ‘국민’>이라는 구호 아래 감추어진 일등 국민과 이등 국민의 위계에 의해 고통 받던 비극적인 시대의 인물이다. 그는 어떻게든 일등 국민, 완전한 ‘일본인’이 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매번 실패와 맞닥뜨렸다. 반드시 ‘일본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지만,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도 <‘일본인’이 되기>를 성공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이중 억압의 기제가 동시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이난/칭난은 순간순간 욕망의 불가피성과 욕망의 불가능성 사이의 아포리아를 감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채 단절을 뛰어넘기 위한 환상기제를 찾는 데만 몰두함으로써 스스로 자기기만을 선택했다. 그러나 자신이 찾아낸 환상기제 - ‘일본인’이라는 신념, ‘일본정신’이 줄줄이 도약에 실패하자, 결국에는 ‘본도인’의 피를 다 쏟아내고 새로운 피를 수혈 받기 위한 방법으로 죽음을 동경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분명 당시 시대적 상황이 강요하는 비극이었고, 그 아래에서 세이난/칭난은 힘겹게 발버둥을 쳤다. 그렇지만 세이난/칭난의 선택은 중요한 전제 - <‘일본인’=국민=사람>이라는 “공리(空理)”에 대한 회의와 비판적 성찰 없이 주어진 현실 논리를 추수하는 것이었다. 이 소설은 왜 ‘일본인’만이 국민이고 사람인 것인지 따져 묻지 않는다. 이 질문을 생략한다면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이 “공리(空理)”를 회의하는 순간 저항의 지점들이 드러난다. 전제를 마땅히 제대로 묻지 않는다면 우리의 결정은 언제라도 현실 논리에 함몰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친일 문학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이 갖는 현재성일 것이다.

영어초록

Chen Huoquan, a Taiwanese writer, published his novella The Way in Literary Taiwan in July 1943. This work includes some aspects which cannot be explained under a binary opposition between resistance and collaboration. The protagonist of The Way, a native of Taiwan, is from a period of Japanese colonization. Although, his generation has been incorporated into “the nation of the Empire of Japan,” he tragically suffers from an era of the hierarchy between the first and the second nation concealed in the slogan of “a nation.” He struggles to become the first nation or perfect “Japanese” but only to fail all the time, because the mechanism of double oppression simultaneously forced him to become “Japanese” but also kept him from fulfilling the task of becoming “Japanese.” Although Seinan/Chingnan frequently suspects an aporia between inevitability and impossibility of desire, he turns it away and chooses self-deception indulging in finding a fantasy mechanism to leap over the gap. The mechanism that he found consists of “the Japanese spirit” or a strong belief of being a “Japanese”, but he always fails to leap. Finally, he shows an attitude of yearning for death as a way of pouring out “Taiwanese” blood and receiving a transfusion of new blood.
This certainly is a tragedy imposed by circumstances of the time under striving Seinan/Chingnan in vain. However, the protagonist chooses to accept the logic of reality given to him without critically reflecting on or being skeptical about an important premise, an “axiom” of “Japanese=nation=man” The Way does not question about why only “Japanese” is a nation and a man; there is no choice if this question is omitted. However, aspects of resistance appear at the moment of suspecting this “axiom”. If there is no question about premises, our decisions are prone to sink into the logic of reality; so-called pro Japanese literature sternly warns against this fact. And this kind of warning serves as a contemporariness that pro-Japanese literature ha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