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亭 李定稷의 論書詩와 文藝論的 特質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한문학회
· 수록지 정보 : 漢文學報 / 13권 / 1호 / 439 ~ 469페이지
· 저자명 : 구사회

초록

論書詩는 시로써 글씨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거나 역대제가를 비평하는 ‘以詩論書’의 시적 성과물이다. 본고에서는 석정 이정직(1841～1910)이 시로써 글씨를 논한 <題書訣詳論五古八首>에 대하여 그것이 지닌 문예론적 특질과 함께 여기에 담겨있는 그의 서예비평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특히 석정의 論書詩를 고찰하려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논서시 자체가 지닌 독특한 문학 양식과 관련이 있으며 우리 문학사에서 희소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먼저 석정의 논서시는 양식적으로 서예의 이론적 토대에서 글씨에 대한 평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書理詩로 규정할 수 있다. 형상화 방식을 살펴보면 議論的 陳述이 많아지거나 강화되고 있었다. 석정이 이와 같은 형상화 방식을 취택한 것은 글씨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보다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석정의 논서시는 고시형태와 결합되는 특징이 있었다. 석정이 남긴 논서시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그는 글씨의 진면목이란 ‘眞熟’과 ‘圓勁’에 있다는 서예미학적 관점을 갖고 있었다.석정은 그의 논서시에서 중국의 역대 서예가 11인을 선정하여 비평적 관점에서 평가하였다. 석정은 역대 서예가 중에서 東晋의 왕희지가 글씨의 이상적 경지인 진숙에 도달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筋骨精意風神이라는 글씨의 삼요소를 두루 갖췄고, 후대의 서예가들은 이 중에서 어느 한쪽만 얻은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래서 석정은 후대인들이 왕희지가 도달했던 글씨의 경지에 들어가려면 무엇보다도 역대제가들이 이룩했던 각각의 경지를 먼저 傳習해서 이들의 장점을 계승하고 절충해서 하나의 경지로 통합해 나아가야 한다고 보았다.석정의 논서시는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최치원 이래로 이어졌던 以詩論書의 양식이 19세기에 들어와서 자하와 추사 등에 의해 정점에 도달하였는데, 한말의 석정이 그것을 계승하여 대미를 장식하였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