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지장보살상 연구 (A Study of the Ksitigarbha Bodhisattva Statues in the Early Joseon Period)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미술사학회
· 수록지 정보 : 미술사학연구 / 279280권 / 279280호 / 93 ~ 118페이지
· 저자명 : 유대호

초록

조선 전기는 다양한 형식과 존상 구성의 지장보살상의 나타나는 과도기적인 시기로 주목된다. 본 논문은 조선 전기 지장보살상의 형식, 구성상의 특징에 대하여 개괄해보고 특히, 조선 전기 지장보살상의 구성이 아미타삼존에서 명부의 주존으로 변화하는 점에 주목하여 그 원인과 배경을 찾는데 목적을 두었다.
조선 전기 지장보살상 중 피건형은 수인, 착의법, 자세 등에서 고려 후기 지장보살상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두건의 모양은 각지고 양감이 커지는 형태로 변화하며 이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동시기 제작된 회화나 불화에서 보이는 승려의 모습, 문헌 기록상의 승려 두건 등은 조선 전기 지장보살상의 두건과 일치하여 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성문형은 조선 전기에 다시 나타나 유행하는 형식으로 피건형과 달리 석장과 보주를 동시에 지물로 취하는 많은 것이 특징이다.
존상 구성은 아미타삼존불의 협시, 본존이 없이 관음, 지장보살만 조성한 관음지장, 단독으로 조성된 독존, 협시를 거느리고 시왕 및 명부권속과 결합한 지장삼존 등 네 가지 구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지장삼존과 시왕, 명부권속이 함께 조성된 예는 1565년 제작된 목포 달성사 존상 등 16세기부터 나타난다. 시간적으로 보면 아미타삼존의 협시 구성에서 명부의 주존으로 지장보살의 존격이 점차 변화한다. 또한, 명부전을 중심으로 명부 권속이 통합하는 경향도 동시에 나타나 주목되며, 이는 16세기부터 본격화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장보살 존격 변화의 원인으로 지장 관련 경전의 유통과 유행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조선 전기 망자 추선과 관련된 대표적인 경전으로는 『자비도량참법』과 『지장보살본원경』의 두 경전이 있다. 고려 후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집중적으로 간행된 『자비도량참법』에서는 무변신보살, 관세음보살의 참법 유통 역할을 강조하는데, 여기서 무변신보살은 곧 지장보살이다. 즉, 무불시대의 시방제불을 본존으로 지장, 관음보살이 결합하는 구성의 『자비도량참법』은 서방 정토 왕생의 아미타신앙과 결합하여 아미타삼존의 구성에 지장보살이 포함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였다.
반면, 『지장보살본원경』은 지옥을 구제하고 명부 권속을 관할하는 지장보살의 역할이 강조된다. 이 경전은 14세기 후반부터 새롭게 유통되기 시작하여, 집중적으로 간행되었으며 諺解되어 대중적으로도 크게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지장삼존과 시왕에 대한 독자적 의례가 정립되고 의식집이 제작되는 등 지장보살은 예배의 주존으로 그 위상이 한층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명부 신앙의 독립적 공간으로 명부전이 유행하고 지장삼존과 시왕, 명부권속의 조성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영어초록

This study focuses on the form and characteristic features of the Ksitigarbha Bodhisattva Statues made during the early Joseon Period (1392-1910) and the cause and background of the bodhisattva's position changed from an attendant in the Amitabha Buddha Triad to the ruler of the Buddhist underworld. Among the early Joseon Ksitigarbha statues, those wearing headcloth display an influence from the tradition of late Goryeo icons in terms of symbolic hand gesture, the way of getting dressed, and postures. The headcloths became more voluminous, probably reflecting the tendency of the period. Ksitigarbha Bodhisattva appeared as a monk during the early Joseon Period with the sacred symbolic objects representing his virtue, such as Khakkhara and Cintamani.
Ksitigarbha Bodhisattva appears as one of the four types, as a solo figure, one of the attendants of Amitabha Buddha Triad, companion to Avalokiteśvara Kṣitigarbha, or the ruler of the underworld guarded by a throng of Buddhist deities including the Ten Kings. It is generally agreed that his transformation from an acolyte of Amitabha Buddha Triad to the principal being of the Buddhist Underworld began in the 16th century.
The change made in the Ksitigarbha's position in the Buddhist pantheon is related with the popularity of Jabidoryang chambeop (Principles of Repentance at the House of Mercy) and Jijang Bosal Bonwongyeong(The Ksitigarbha Pranidahaha Sutra) in the period between late Goryeo and early Joseon. Jabidoryang chambeop (Principles of Repentance at the House of Mercy) published widely between late Goryeo and early Joseon is focused on the important role of the Boundless Body Bodhisattva (i.e. Ksitigarbha Bodhisattva) in the circulation of the bodhisattva's Repentance. The scripture is known to have played a key role in combining Avalokitesvara Bodhisattva and Ksitigarbha. Meanwhile, The Jijang Bosal Bonwongyeong which was widely published and circulated during the early Joseon Period stresses the role of the Bodhisattva as a ruler of the underworld and the savior of those suffering in hell. The new tendency eventually led to the establishment of the Hall of the Underworld as an independent place of worship and creation of a variety of subterranean deities made to assist Ksitigarbha Bodhisattva.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