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페이션시” 알코올중독과 회복 체험의 연결망에서 발견된 고통과 삶 (“Patiency to Survive”: The Suffering Discovered within the Network of Lived Experiences of Alcoholism and Recover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사회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사회학 / 58권 / 3호 / 45 ~ 88페이지
· 저자명 : 김종훈

초록

이 연구는 페이션시의 관점을 중심으로 알코올중독자의 체험 세계와 그들이 AA라는 자조모임을 통해회복에 이르는 과정에서 형성하는 여러 형태의 연결들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려는 한 시도다. 연구를 위해, AA 모임에서 회복중인 알코올중독자 K와 H를 만나 그들의 삶의 궤적을 청취하고, 고통과 수동적감수의 경험을 톺아보며 체험의 연결망을 좇았다. 그 결과, 알코올중독과 회복의 체험에서 페이션시는다양한 양태로 발현되었음을 발견했다. 그 양태는 각각 <페이션시-에이전시 교대>, <페이션시의 고착>, <페이션시의 교착>, <감수자-어셈블리지와의 연결>, <페이션시-어셈블리지의 지속>으로 명명될수 있다. K와 H는 삶의 고통을 감수하는 한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들의 행위능력을 부단히 발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페이션시와 에이전시는 동시에 작동했지만, 에이전시의 거듭된 좌절로부터 알코올중독의 겪음이 시작되었다. 술의 에이전시와 신체의 페이션시가 결합된, 페이션시가 고착화되는과정으로서 알코올중독이 수년 동안 지속되었고, K와 H의 삶에 고통을 자아낸 계기와 무관하지 않은사건들에 휘말리면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통증을 겪으면서도 음주를 멈출 수 없는 페이션시의 자멸적 교착상태에 처했다. 그런데 K와 H는 그들의 몸이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삶을 욕망했고, AA라는 감수자-어셈블리지와 연결되었다. 그 안에서 K와 H는 또 다른 감수자들이 지닌 삶의 힘에 전염되는 한편, 모임에 매일 참여해야하고, 각자의 삶에 배태된 고통을 자기 잘못으로 재해석하는 등, 고통을 ‘다른 방식으로 감수’함으로써페이션시의 지속을 경험했다. 이러한 페이션시의 지속은 감수자들이 서로의 고통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다른 감수자의 고통을 전유함으로써 함께 겪고, 함께 무너지고, 함께 파괴되는 연대를 통해 페이션시-어셈블리지를 형성함으로써 가능했다. 이러한 발견은 페이션시 개념의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며, 행위에 관한 사회학적 탐구의 감수자적 전환을 요청한다.

영어초록

This study aims to deeply explore the experiential world of alcoholics from the perspective of patiency and the various forms of connections they form through the self-help group Alcoholics Anonymous (AA) during their recovery process. The research involved interviewing K and H, alcoholics in recovery through AA meetings, and listening to and following their life trajectories. Focusing on the dimension of passive acceptance I reconstructed the network of their experiences. As a result, the study discovered that patiency manifests in various forms in the experiences of alcoholism and recovery. These forms can be named as follows: <Alternation of Patiency-Agency>, <Fixation of Patiency>, <Impasse of Patiency>, <Connection with Patient-Assemblage>, and <Continuation of Patiency-Assemblage>. K and H endured life's suffering while continuously exerting agency to solve their problems. During this process, patiency and agency operated simultaneously; however, the experience of alcoholism began with the repeated frustrations of agency.
Alcoholism persisted for years as a process where the agency of alcohol and the patiency of the body combined, leading to the fixation of patiency. Physical symptoms began to appear as they became entangled in events not unrelated to the causes of their life's agony.
Despite suffering pain that led them towards death, they were in a self-destructive impasse of patiency where they could not stop drinking. However, K and H only began to desire life when their bodies reached the limit of enduring pain, and they connected with the patient-assemblage called AA. Within AA, K and H experienced the continuation of patiency by being influenced by the life force of other patients, participating daily in meetings, and reinterpretating the suffering embedded in their lives as their fault, thereby enduring in a differently. This continuation of patiency was made possible through by forming a patiency-assemblage, not only by acknowledging each other’s suffering but also by appropriating the suffering of other patients, thereby experiencing, collapsing, and destroying together in solidarity. These findings imply the possibility of expanding the concept of patiency and call for a patient-centric turn in the sociological exploration of actio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