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과 정신능력들의 물화: 『정신의 삶』의 재구성적 독해 (Judgement and the Reification of the Faculties: A Reconstructive Reading of Arendt's Life of the Mind)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사회과학연구 / 16권 / 1호 / 238 ~ 265페이지
· 저자명 : 강정민

초록

판단의 문제는 아렌트의 완결되지 않은 저작, 『정신의 삶』의 마지막 부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쓰여지지 못했다. 대신 우리가 가진 것은 『정신의 삶』의 첫 번째 두 부분인 『사유』와 『의지』, 『칸트 정치철학 강의』, 그리고 다양한 정치·문화적 에세이들을 포함하는 그녀의 저작들에서 추출된 판단의 성격에 대한 논의들이다. 『정신의 삶』의 미완의 부분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전체로서의 정신의 삶에 대한 아렌트의 분석들 속에 존재하는 방법론을 추출하여, 아렌트가 이 방법을 『정신의 삶』에서 어떻게 사유와 의지의 연구에 적용했는지를 파악하고, 그 다음에 판단이라는 주제에 이 방법을 확대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독해에 따르면, 아렌트 연구의 초점은 근대정신의 삶의 병리학이다. 다시 말해서, 판단뿐 아니라 전체로서의 정신의 삶을 탐구하는 아렌트의 의도는 정신의 삶의 근대적 분업으로부터 유래하여 별개의 대립되는 정신 능력들 사이의 분화로 끝난 근대화의 왜곡된 형태와 이러한 분화의 변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의 분업을 능력의 분업으로 합리화하거나 판단에 대한 아렌트의 미완의 부분을 그와 같은 물화된 범주로 재구성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재하는 『판단』 부분을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 우리는 대조적인 능력들(사유와 의지) 사이의 화해의 계기로 판단의 지위를 격상시키고자 하는 충동에 저항해야 한다. 『정신의 삶』에 대한 이런 식의 회의주의적 독해를 입증하기 위하여 나는 첫째, 아렌트의 사유행위에 대한 분석과 판단의 근거를 준비하는 사유의 능력을 재검토할 것이다. 둘째, 의지의 능력에서 아렌트가 간파한 파국적 성격과 그 파국적 성격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판단에의 호소를 재검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렌트의 초기 저작 속의 주제이면서 『정신의 삶』에서 다시 부활된 주제인 이해와 판단의 통일성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다.

영어초록

Judgment, or judging, was to be the last section of Hannah Arendt’s unfinished work on The Life of the Mind. It was never written. What we have instead are fragments of discussion on the nature of judgment drawn from various texts, including the first two sections of Life of the Mind, those on Thinking and Willing, Arendt’s Lectures on Kant's Critique of Judgment, and various other political and cultural essays. To complete, in any satisfactory sense, the unfinished section of this book, we need to extract the method present within Arendt’s analysis of the life of the mind as a whole, see how she applies this method to the study of thinking and willing, and then extend this method to the subject of judging. The focus of Arendt’s study, in my reading of it, is the pathologies of the life of the modern mind. In other words, Arendt’s intention to pursue the life of the mind as a whole, as well as judgment in particular, is to understand the distorted form of modernization that results from the division of the life of the mind into distinct and opposing faculties and of denaturing this division. We should resist the temptation to rationalize the division of the mind into faculties or to reconstruct Arendt’s missing section on judgment on the basis of such reified categories. In reconstructing the absent section on judging we should resist the impulse to elevate judgment as the moment of reconciliation between opposing faculties(thinking and willing). To support this aporetic reading of the text, I will review first Arendt's analysis of the activity of thinking and its capacity to prepare the ground for judgment, second, the nature of the impasse she saw in the faculty of willing and the solution offered to this impasse through the appeal to judgment, and finally, the pertinence to the Life of the Mind of what was a recurrent theme in Arendt’s earlier writings, that is, the unity of understanding and judgment.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