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재심을 통한 명예회복의 (불)가능성 (The Im/possibility of Restoring Honor through the Jeju 4･3 Retrial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 수록지 정보 : 민주주의와 인권 / 24권 / 3호 / 47 ~ 83페이지
· 저자명 : 이규홍

초록

이 글은 4･3수형인의 명예회복에 관한 기존의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명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첫째, 특별법 전부개정 이후 재심재판이라는 법정은 수형인의 명예회복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공간으 로 자리매김했고, 여기에는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에 의해 명예가 회복된다는 인식 이 자리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논의하였다. 수형인은 윤리적으로 ‘정당한 존재’를 표방하는 국가기관의 조치에 따라 복권되고, 새롭게 명예를 부여받는 ‘대상’으로 인 식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형인의 생애는 법정에서 진술된 이야기와 목소리라는 경로에 의해서만 조명되며, ‘명예’를 담지한 주체는 오직 수형인으로만 한정된다. 둘째, ‘명예’는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명예를 인지한 당사자에 의해 ‘개척’되고 ‘구축’된다는 점을 논의하였다. 피해자의 증언을 증거로 채택하는 법의 논리는 구술 자의 경험을 피해자의 경험으로 환원시켜 버리며, 법정에서 증언은 사실적 진실 (factual truth)을 밝히기 위한 증명의 도구로서 이해된다. 하지만 명예 담지자에게 증언하기는 자신의 명예를 구축하고 전달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고, 증언자의 이야기 방식에는 명예에 대한 감정과 생각이 내재해 있다. 따라서 명예는 피해의 경 험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증언자의 복합적인 경험과도 연관시켜 해석할 수 있다. 결 론적으로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또는 명예회복을 ‘조치’해야 하는 관점에서 벗어 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명예회복이 과거사 논의의 궁극적인 목표로 다루어지는 현 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게 해준다. 명예를 개인 또는 집단의 경험과 의식에 의해 개척되고 구축되는 것으로 간주했을 때, 명예 자체에 대한 사회적 해석은 다각 화될 여지가 생긴다.

영어초록

This article aims to critically examine the existing discourse on the restoration of honor for the convicts of the Jeju 4･3 and to explore new perspectives on the concept of honor.
Firstly, this article critically discusses the discourses: after the complete revision of the Special Act on Jeju 4･3, the courtroom has become a key space for rehabilitating the convicts of the Jeju 4･3. Also the honor is restored by law enforcement agency. Convicts are viewed as objects who are rehabilitated and newly endowed with honor through actions by the nation that claims ethical legitimacy. In this process, the lives of the convicts are depicted solely through the narratives and voices presented in court. Secondly, this article argues that honor is not “restored” but rather “pioneered” and “constructed” by the individuals who recognize it. The legal logic that adopts the victim's testimony as evidence reduces the narrator's experience to that of a victim. In the courtroom, testimony is understood as a tool for establishing factual truth. However, for those bearing honor, testifying can be a way to construct and convey their own honor. The manner in which testimonies are told often carries emotions and thoughts about honor. Therefore, honor can be interpreted in relation to the complex experiences of the testifier, rather than being reduced merely to experiences of victimization.
In conclusion, moving away from the perspective that honor must be “restored” or that there must be measures to “restore” honor allows for a critical reflection on the phenomenon in Korean society where the restoration of honor is treated as the ultimate goal in completing transitional justice. When honor is considered as something that is pioneered and constructed through individual or collective experiences and consciousness, there is potential for a more diversified social interpretation of honor itself.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