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文地 宰樞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진단학회
· 수록지 정보 : 진단학보 / 98호 / 1 ~ 25페이지
· 저자명 : 김용선

초록

고려시대의 관리들은 과거출신과 비과거출신에 따라 명칭, 관직 수여, 경제적 대우 등 여러 면에 걸쳐 광범위한 차별이 있었으며, 출신별 구분에 따라 각각의 고유한 직능도 수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구분과 차별은 고려 최고의 관리인 재추 간에도 존재하여, 과거출신 재추들은 정당문학, 첨서추밀원사, 중추직학사와 같은 재추직을 독점하였다. 또한 사안에 따라서는 과거출신 재추끼리 연합하여 천거권을 행사하는 등 그들만의 정책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거출신 재추들을 고려시대에는 문지 재추(문유 재상)라고 불렀다. 따라서 문지 재추는 과거출신 재추를 의미하기도 하고, 정당문학 등 특정한 재추직을 가진 관리를 지칭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들과 달리 과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관리가 되고 재추에 오른 이들은 편의상 비문지 재추라고 부를 수 있다. 즉 문지재추들은 재추직 내에서 文翰과 관련된 고유한 직능을 수행하는 한편, 6부판사직을 주로 겸임하면서 그들의 세력과 권익을 지켜 나갔던 것이다. 고려 전시기를 통해서 볼 때 과거합격자 중에서 재추가 되는 비율은 20% 정도가 되고, 문지재추와 비문지 재추의 비율은 4:6 정도가 된다. 과거출신자보다는 비과거출신자가 재추가 되기가 쉽고, 전체 수자에서는 비문지재추가 많았다는 점에서 볼 때 고려의 권력구조 내부에는 문지 재추와 비문지 재추 간에 미묘한 균형과 타협이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려 전기에는 문지 재추들이 비문지 재추에 비해 더 많은 권력을 차지했지만, 무인정권을 고비로 하여 후기와 말기로 갈수록 비문지 재추의 수자가 훨씬 많아졌다. 또 고려후기 권문세족의 등장과 함께 도평의사사 체제가 강화되면서 재추 중심의 정치체제가 약화되었고, 이에 따라 과거출신 관리를 비롯한 문지 재추의 영향력도 급격하게 감소해 갔다. 이에 급진적인 과거출신 관리-신흥사대부-들은 일부 武將세력과 결탁함으로써 그들의 정치적 위상을 되찾으려 하였고, 이것이 결국에는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이라는 사태로 발전되어 간 것이 아닌가 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