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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병춘 선생의 한국법문화론 (Dr. Hahm Pyong-choon’s Thought on Korean Leg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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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등록일 2025.04.22 최종저작일 20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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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병춘 선생의 한국법문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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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 수록지 정보 : 법학연구 / 24권 / 2호 / 21 ~ 58페이지
    · 저자명 : 김정오

    초록

    이 글은 한국의 전통과 법문화에 대해서 독창적인 해석체계를 세운 함병춘 선생의 사상을 다루기 위한 것이다. 1989년 양건 교수가 한국법문화론에 대한 함병춘 선생의 전제들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면서 그의 연구성과가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양건 교수의 비판에 대해서 이철우 교수를 비롯한 소장학자들의 가담을 통해서 함 선생의 법문화론을 넘어서 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법과 사회 연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함 선생이 해석한 한국의 전통과 법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나 탐구가 이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양건 교수가 제기한 문제의식이 그대로 수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함병춘 선생의 한국법문화론에 대한 해석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그가 밝혀낸 한국 전통의 핵심적인 논리체계가 어떠한 것이고, 그것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논리체계가 한국인들의 의식체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특히 함 선생의 사상에 대한 평가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그의 글에 대한 독해가 체계가 없이 이루어짐으로써 오독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그의 사유세계를 연대기적으로 추적하면서 밝혀보고자 한다.
    함병춘 선생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한국에서 법의 지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이 법에 대해서 갖고 있는 짙은 혐오감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첫째, 한국의 법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정착되어 온 가치들과 개념들을 탐구해야 하고, 둘째, 현대 한국인들이 법에 대해서 갖고 있는 냉담하고 혐오적인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구를 거친 뒤에 비로소 우리는 보다 적합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그는 1960년대 초반에 세 번에 걸친 사회조사를 실시하였다. 우리 학계에서는 함 선생의 법사회학적 연구에 대해서 주로 1964년의 법태도조사만을 주목해왔다. 하지만 그는 그 조사 이전에 경험적 방법론을 활용해서 두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하나는 경제생활 및 미풍양속에 관한 법률의 실효성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노동조합의 현실을 다룬 것으로서 전매노동조합의 조합원과 사용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이었다. 1964년의 전국적인 규모의 사회조사를 통한 한국인들의 법태도 조사를 포함하여 세 번에 걸친 경험적인 조사를 통해서 그가 파악한 것은 당시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상황과 한국인들의 법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 속에서 국회에서 양산되고 있는 법률들이 거의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함 선생은 “법전 속의 법”과 “현실 속의 법” 간의 엄청난 괴리에 과연 한국 사회에서 법의 지배가 실현될 수 있는가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회조사를 통해서 확인된 한국인들의 법에 대한 강한 저항감의 원천을 밝히기 위해서 함 선생은 한국의 전통에 대한 탐구로 전환을 하였다. 한국의 법역사를 탐구하던 초기에 함 선생은 한국의 전통 속에서 법의 역할과 기능이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현대적인 법체계를 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게 하는 기제가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원인을 36년간의 일제 식민지 통치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서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하는 것이 함 선생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전통 속에서 사회구성원들의 행위를 지도했던 원리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함 선생이 한국의 전통과 문화의 핵심적인 원리를 찾게 되었던 근본적인 계기였다. 한국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분석이나 이해를 위해서 그 자체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독자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함병춘 선생의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특히 그는 개인과 사회, 상과 하, 여와 야, 부와 자, 장과 유, 남과 여 등 모든 요소들을 대립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있는 서양의 이분법적인 변증법에 의해서는 한국 전통의 고유한 구조가 제대로 파악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논문에서는 함병춘 선생이 情誼의 변증법이라고 명명한 논리체계를 어디에서 이끌어내는가를 밝혀내고, 그것이 사물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밝히고자 한다. 조선시대의 가장 중요한 지도원리였던 君臣, 父子의 관계를 규율하는 충과 효를 서양식의 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설명하면 유교적 삶의 패턴을 왜곡시키게 된다. 함병춘 선생은 조선시대에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물질의 관계를 규정하고 규율하는 통합적이고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는 논리체계를 찾으려고 심혈을 기울였고, 그것을 율곡의 논리체계에서 찾았다. 이 논리체계는 1969년 논문에서 나타나는데, 함병춘 선생은 이것을 한국의 전통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적인 논리체계로 파악하였다.
    이것이 바로 조선의 상징체계, 즉 의식구조를 관통하고 있는 변증법이었으며, 조선시대 500여년 그리고 현대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작동하는 情誼의 변증법인 것이다. 함병춘 선생은 이러한 조선시대의 유교적 의식구조가 그 자체로 정립된 것이 아니고, 한국의 시원적인 의식층위라고 할 수 있는 무속(샤마니즘)과 융합하여 변형되면서 정립된 것이라고 파악한다. 한국의 역사를 통해서 외부에서 수용된 종교적 교리 혹은 철학적 원리들을 변환시키는 또 하나의 의식 층위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무속이라는 것이다. 불교, 도교, 유교,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무속과 어떻게 결합되어 왔는가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함병춘 선생의 또 다른 과제였다. 1981년 함병춘 선생은 샤마니즘의 원리에 대한 두 편의 논문을 통해서 한국인의 시원적인 의식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층위에 대한 탐구를 완결지은 것으로 보인다. 함 선생은 유교에 대한 접근방법과 유사한 관점에서 무속에 대해서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무속적인 사유패턴에 초점을 맞추며, 다른 하나는 불교, 유교, 도교 및 기독교와 융합과정을 거치면서 변형된 무속적 세계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서는 함 선생이 밝힌 주요내용을 정리하였다.
    이러한 한국 전통이 향후에도 강력한 기제로서 작용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 함 선생은 산업화, 민주주의 등 현대적 삶의 방식이나 상징체계와 한국의 전통적인 의식체계가 순조롭게 융합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그는 많은 전통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전통을 구축한 한국인의 심성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전통에 대한 함병춘 선생의 사상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情誼의 변증법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하지만 그가 천착했던 문제들 그리고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새롭게 해석해낸 것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의 상태로 남아 있다. 앞으로 함병춘 선생에 대해서는 독창적인 통찰력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의식구조와 사유세계에 대해서 새로운 해석체계를 확립한 사상가로서 다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영어초록

    Dr. Hahm Pyong-choon was one of the most prominent legal scholars in the 1960s and 1970s. His writings went beyond the legal arena into the arena of politics, anthropology, international relations, religion and etc. Especially, he conducted a pioneering research in the field of sociological jurisprudence in which he surveyed the attitudes of the Korean people toward law. The social survey was the first academic study in Korea to be carried out on a nation-wide scale. But his academic achievements have not been fully delivered to the Korean scholars.
    In 1989, Yang Kun critically appraised Hahm’s writings on Korean legal culture in his article. Yang Kun’s critical review of Hahm’s writings raised a hot debate among the scholars within the group of law and society. Lee Chulwoo took enthusiastically part in the debate. He agreed with Yang’s critique in part but raised more serious questions on how to define the culture and how to study it. Their discussion should be appraised to initiate a very precious academic dialogue in the field of law and society study in Korea.
    However, in my opinion their debate did not fully Hahm’s thought and ideas on the Korean tradition and legal culture. Especially, Yang’s critique narrows down Hahm’s insightful understanding of Korean tradition and his essential findings. In this article, I will reveal in a different point of view how and why Hahm construed the Korean tradition as alegal.
    Dr. Hahm pointed out that lawyers must understand why people have the antagonism toward the law in order to make the Rule of Law a happy and concrete reality in Korean society. Of course it was the social situation in the 1960s for Hahm to face with. He suggested two primary studies should be conducted beforhand to establish the rule of law in Korea. First, “an intensive study of the legal history of the nation would be useful in revealing their traditional values and concepts vis-á-vis the law”. Second, “the nature and extent of the people’s present antagonism or coolness towards the law must be ascertained.” For this, he suggested a survey of the attitudes and opinions of the people.
    Before he conducted his monumental research of 1964 to survey the Korean people’s attitude toward law, he researched “the legal efficacy and public officer” and “the reality of Korean labor union and labor law” by using empirical methods. These articles have not yet been mentioned or noticed in Korean academy. In this article, these articles will be focused upon to see what Hahm found out in his researches. Hahm found out that there were big gap between law in books and law in action in 1960s. Then, he turned his eyes to the Korean tradition that was still strongly influencing to the contemporary Korean people.
    After reviewing the Korean legal history from the ancient period to the present, he concluded that Korean political and cultural tradition has been alegal. As mentioned above, the critics raised objections to his conclusion. Yang criticized that his conclusion was drawn from too narrow culture centric perspective without considering political hierarchy and was reiterating stereotypes about East Asian cultures. Lee Chulwoo set forth critical points in a different perspective. Lee argued that Hahm’s using culture to reveal the structure of Korean tradition has no problem, but he mixed the past authoritative symbols and the present people’s attitudes and their consciousness to explain why Korean people has been alegal. And he pointed out that Hahm neglected the episodes of people’s resistance and at the same time appealing to the law.
    In this article, I will not respond to all of the critical points raised by Yang and Lee. My argument is that until now Dr. Hahm’s assertion that why the Korean tradition was alegal has not been fully and properly understood. I will focus upon what basis Hahm drew out his conclusion. It can be found out from his articles written in the late of 1960s. In my opinion, the original ideas of a thinker can be properly understood when we trace his works chronically rather than from reading randomly. Through re-reading his writings from this viewpoint, I discovered logics operating in Koran tradition that is called as an affective dialectic by Hahm. He found out it from the writings of Yi Yulgok who was one of the most respected Confucian scholars during the period of Yi Dynasty. The affective dialectic is very different from the Western dualistic dialectic in its logical structure of explaining the relationship among the things in the world. Based upon the affective dialectic, he could more conveniently explain the ways in which the past and present Korean people thought about the relation of man and nature, the relationship among people and etc.
    Beyond his intensive study of Confucian principles dominating in the period of Yi dynasty, Hahm studied Korea’s earliest and indigenous religion, that is shamanism. In that religion he found out a similar world-view and logics with the affective dialectic. In this article, I summarized the main contents of shamanism that Hahm revealed and explained coherently, Godless world-view, blood ties and ethical view. After reviewing his writings, I concluded that Dr. Hahm should be reappraised as a thinker of establishing an original analysis system to understand and interpret the Korean tradition and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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