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관념론 논박'과 '초월적 관념론'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칸트학회
· 수록지 정보 : 칸트연구 / 14호 / 1 ~ 38페이지
· 저자명 : 김재호

초록

칸트에 따르면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관념론’은 철학과 보편적 인간이성을 함정에 빠트리는 ‘스캔들’(Skandal)일 수 있다. 이는 관념론이 좋은 의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감각을 통한 모든 경험을 한갓 가상으로 여겨 결국은 우리 밖 사물들의 현존을 의심하거나 신앙에 의존해서 그것의 실재함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경험의 대상은 칸트에 따르면 그것이 ‘공간’과 ‘시간’ 중에 직관되어지는 한에서 ‘사물자체’가 아니라 인식 주관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으로서의 경험의 대상은 비록 우리 속에 주어진 표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의 실재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환상이나 꿈은 아니다. 공간 중에 있는 외적 사물들이 인식 주관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의 대상일 수 있다고 가르침으로써 칸트의 형식적 관념론은 외적 세계의 실재성을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칸트의 형식적 관념론이 외적 세계에 대한 직접적 경험의 실재를 주장하는 ‘경험적 실재론’(der empirische Realismus)일 수 있는 까닭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칸트는 ‘관념론 논박’에서 나의 현존에 관한 의식이 바로 나 밖의 사물의 현존을 증명해준다는 것을 논증하고 있다. 여기에 나타난 칸트의 논증 과정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그의 초월적 관념론과 그가 비판하고 있는 데카르트의 회의적 관념론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해준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