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말의 조운 폐지론 (The Arguments about the Abolition of the Grain Tributary System in the Last of Ch'ing Dynast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외국어대학교(글로벌캠퍼스) 역사문화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역사문화연구 / 54호 / 61 ~ 104페이지
· 저자명 : 표교열

초록

조량을 현물 징수에서 화폐 징수로 바꾸자는 改折論은 양무시기 馮桂芬에 의해 비롯되었는데, 이후 王韜와 薛福成에 의해, 그리고 변법시기에는 鄭觀應, 張 之洞, 康有爲, 瑞洵 등에 의해 계승되었다. 이들의 논지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조운을 폐지함으로써 운송 비용 뿐만이 아니라 각종 기구와 관원의 운용비, 치하 비용 등의 면에서 막대한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이다. 가령 호율분은수백만 량, 서순은 5,6백만 량, 풍계분과 설복성은 천만 량, 정관응은 2천 수백만 량까지 추정했다. 적폐를 제거하여 지출을 줄인다는 것이 조운 정지 주장의강력한 논거였다.
개절 반대론자들의 가장 강력한 논거였던 경사 지방에서의 미가 앙등이라는점에 대해, 이들은 ‘초상운미’(채매)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경사 지방에 양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당시 양식 무역이 활발했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설득력 있는 논거였다. 상인에게 양식의 운반을 맡기면(‘商運’) 관운보다 유사시에 훨씬 유리하다는 논점도 제시되었다.
일부 인사들은 북방 개간론이 또 다른 대안으로 제시되었는데, 개절로 절감되는 은량을 개간 비용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개절 반대론자들의 논거인 운수 노동자들의 실업 문제도 이들을 개간에 동원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변법시기로 가면서 가령 정관응이나 강유위 같은 사람은 북방 개간론보다는철도의 건설이나 광산 개발 등을 주장하면서, 조운의 폐지로 절감되는 비용을 그곳에 투자하고 생계를 잃은 운수 노동자들도 그러한 사업에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운의 정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戶部를 중심으로 奕劻, 강소순무 趙舒 翹, 절강순무 廖壽豊, 형부낭중 英秀 등이 있었다. 그들의 논점은 개절을 하면 경기 지방의 미가가 앙등한다는 것, 운수노동자들이 사회적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 ‘商運’에만 맡기기에는 상인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등이었다. 그러나 미가문제는 ‘초상운미’ 정책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으며 운수노동자 문제도 건설사업에 동원될 수 있어 문제가 없다는 개절론자들의 논지가 보다 설득력 있어 보인다.
1901년 조운의 폐지가 결정된 것은 조운의 폐단을 척결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신축조약에 의한 배상금을 지불하기 위해서였다. 하운에서 해운으로 바뀐 것이 태평천국이라는 외부 요인 때문이었던 것처럼, 조량의 ‘개절조’가 내린 것은의화단의 배상금 상환이라는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었고, 그나마 6개월도 안되어 반대론자들에 의해 되돌아 간 것이다. 이는 변혁하고는 거리가 먼 청조의 경색된 체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할 것이다. 정책 추진의 일관성, 나아가 개혁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었으니 왕조는 몰락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영어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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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