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유머: 증상으로 읽는 2000년대 한국소설 (Anger and Humor: Reading 2000’s Korean novels by symptom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 수록지 정보 : 민주주의와 인권 / 12권 / 3호 / 571 ~ 604페이지
· 저자명 : 한순미

초록

2000년대 한국소설에서 두드러지는 증상들, 즉 우연, 공포, 불안, 죄의식, 악, 유머 등은 우리가 이 세계의 질서와 불화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주요 표지들이다. ‘분노’는 이 사이에 위치해 있다. 분노는 시대의 불협화음에 맞서 직접적으로 저항하는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지 않다. 한편 분노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 보이는 ‘유머’와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분노와 유머, 이 불일치한 양극의 사이에는 미학적 정치성이 잠재되어 있다. 분노와 유머는 한 몸을 이루면서 현실의 모순을 보여주는 증상이자 그것에 저항하는 전략이기도 한 것이다.
이 글은 최근 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몇 가지 증상들을 읽는 가운데 문학의 정치성이 구성되는 지점을 헤아려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들의 소설에 등장하는 ‘우연’한 사건으로 가득 찬 일상은 시대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다. 작가들은 우연한 사건이 주는 불확실한 공포를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궁극적으로 이 세계가 과연 살 만한 곳인지를 질문한다.
2000년대의 소설에서 자주 발견되는 유머는 비판적인 풍자와 냉소적인 웃음과 사뭇 다른 형태의 것인데, 그 안에는 저항과 분노의 맥락을 깊게 드리우고 있어 문제적인 데가 있다. 죄와 악으로 무장한 주인공들은 과도하게 엄밀한 준법을 이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법의 불합리성을 비웃고 폭로한다. 여기에서 발생되는 유머는 법의 폭력적 실체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는 효과를 가져 온다. 이 유머는 법의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탈주를 기획하는 저항의 한 방식으로 파악된다. 그것은 체계의 질서에 대한 항변이자 비통한 현실을 견디어내는 정신적 태도로 마련된 것이다. 이는 들뢰즈가 아이러니와 함께 정치철학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라고 한 유머의 본질에 가깝다.
최근 한국소설에서 엿보이는 분노의 여러 증상들은 우리가 이 시대의 질환과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를 보여준다. 2000년대 문학에서 정치적인 것은 이러한 시대적 질환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관계의 바깥으로 나아가려는 지속적인 과정에서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또 하나 확인되는 것은, 우리 시대의 분노를 말하기 위해서는 이전 시대와 다른 정치사회적 지형에 대한 성찰, 그리고 무엇보다 분노에 대한 새로운 개념적 정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영어초록

2000’s Korean novels show noticeable symptoms such as coincidence, fear, anxiety, guilty conscience, evil, and humor which are the marks revealing that we are in discord with the order of the world. ‘Anger’ is positioned among them. Anger is not revealed in a way of direct resistance against the discord of the times. On the other hand, it is interrelated to ‘humor’ seemingly having nothing to do with. Anger and humor in one body can be said as a symptom showing contraction of the real and a resisting strategy. Aesthetic politics is lurking between the discordant ends of anger and humor.
This study is purposed to explore the point where the literary politics is constructed, reading some symptoms revealed in recent Korean modern novels. Daily life full of ‘accidental’ incidents in the novels are not completely separated from the critical mind of the real. They ultimately ask if this world is good to live and if I live well, analyzing the unstable fear from the accidental incidents in detail.
The humor often found in 2000’s novels is quite different from any critical satires or a cold smile, and is problematic in the context of resistance and anger in it. The main characters armed with sin and evil finally laughs at and expose the irrationality of the law by maintaining a thorough law-abiding attitude excessively. The humor generated from the point brings an effect that reveals a violent aspect of the law. This humor can be understood as a way of resistance to get out of the real governed by violence of the law. It is a protest against the order of the system and also a psychological attitude standing the bitter and sad real. It is related to the humor that Deleuze mentioned as a factor allowing political philosophy along with irony.
Quite a few symptoms of anger in recent Korean novels show the relationships we are connected with the disease of the times. Thus, what is political in 2000’s literature can be established in the process to get out of the relationship by forming relations with the disease of the times. And another point we can get here is that we should reflect the socio-political configuration different from the previous times and need a new conceptual definition of anger in order to say anger of our time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