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상황, 텍스트, 그리고 프리 텍스트
1.1. 서론
이 책의 서론부에서는 "기독교와 타종교 전통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기독교인의 책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맥락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상황"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성격은 이 시대의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 둘째,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인들이 거룩하고 성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텍스트"인 성경을 참조해야 한다. 그러나 성경은 오늘날의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주지 않는다. 셋째, 우리가 성경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에는 우리의 "프리 텍스트"로서의 신학적 개성과 견해가 작용한다. 이러한 개성과 견해는 우리가 타종교를 추종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 성경이 말씀하는 내용, 그리고 우리 자신의 신학적 개성과 견해 등 세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서론이 제시하는 핵심 논지이다.
1.2. 제1장 상황: 현대 세계의 종교
1.2.1. 종교사상들의 자유시장
오늘날 기독교가 직면하고 있는 종교적 다원 상황은 우리 신앙의 조상들이 직면했던 상황과는 다르다. 전세계 국가들이 처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환경의 급격하고 다양한 변화가 양질의 측면에서 종교 간 상호 접촉 양상을 다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독교는 전 세게적인 시장 경제, 상대적인 종교자유, 그리고 전 세계를 가상의 이웃으로 연결하는 소통망으로 인해 상호 대등한 것으로 인식되는 세계 종교들과 조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종교 사상들에 대한 자유시장 형성이 증가하는 세상에 존재한다. 경제지상주의는 세계 종교들 간에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바라보는 방식을 포함하여 우리 삶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종교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제품이 되었고,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개별 회중이 아닌 소비자처럼 행동한다. 어떤 종교가 소비자를 만족 시키면 그 종교에 대한 구매행위를 지속하지만, 그 종교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타종교, 타교단이라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교 시장은 세계화, 종교의 자유, 종교 사상에 대한 소극적 관용에 의해 조성되었다. 세계화는 점차 더 발전하고 있는 전 세계적 의사소통망, 상호의존적 경제구조, 과학적 방법에 기초해 발전된 공동적인 사고방식, 자본주의 형태의 경제 구조에 의존한 전형적 정치형식으로 민주적 다원주의에 의해 연결된 지구촌 문화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의 자유는 누구든지 종교적일 수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지게 되었고, 종교라는 것이 하나의 문화 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 의미가 되었다. 그리고 소극적 관용은 모든 종교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는 일종의 종교에 대한 관용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종교 자유시장 상황에서 선교학적으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우리는 시장의 은유가 지배적이라는 것을 인지한 후 그런 현실에 굴하지 않겠다는 듯 결연히 행동하기 보다는 선교의 유익을 위해 그 현상을 선용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선교 사역자들은 복음을 확산시키는 사역에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의도에서 정치 권력이나 경제 권력과 같은 문화 매개체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셋째, 오늘날에는 특정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도 타종교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선교에 대해서도 점차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넷째, 종교가 한낱 소비 대상으로 전략한 시대에 있어, 일반적으로 두 가지 차원에서 선교를 조망해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 하나는 종교 일반의 적절한 역할과 지위가 무엇인지에 대해 재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다섯째, 종교의 자유에 대한 현대의 조건은 인간 본성인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이해를 더 유용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이 인류의 마음과 영혼을 얻기 위한 경쟁을 격화시키기도 한다.
1.2.2. 반응적 전도
오늘날 그리스도인 아이들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타종교 이웃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관한 질문에 직면한다. 직장에서도 종교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휴일을 필요로 할 경우, 보상 근무 면제 시간을 제공하면서까지 회사 차원에서 휴일을 지정하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경쟁이 일상적으로 발발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 방법과 과정에 있어서 일정한 패턴이 발생한다.
첫째, 분쟁의 발생이다. 둘째, 이해관계에 관련된 모든 분쟁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을 띤다. 셋째, 모두를 만족시키는 분쟁 조정이 발생하기도 한다. 종교 간 경쟁이 이 패턴으로 발생하면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것을 성취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과거에 진행된 과도한 노력으로 인해 그런 시도를 불편해하는 일부 종교집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종교 집단들이 더 공격적인 방식으로 자기 종교를 선전하기 위해 선전도구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행동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는가?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우리는 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로 시장을 벗어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은 마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종교 경쟁에 참여할 것인가?
두 가지 원리가 있다. 첫째, 신약 성경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기독교의 사랑은 다른 이들에 대한 강력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요구한다. 사랑은 우리가 경쟁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랑은 또한 기독교인의 경쟁은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교적 경쟁이 의미하는 것은 "열정을 다해 게임에 임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경쟁은 타종교에 속한 사람들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기독교인들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타종교 신앙인들 가운데 참여한다는 것은 많은 면에서 기독교인들에게 변화를 일으킨다. 하나님의 사랑이 내포하는 본질과 하나님의 피조세계의 안녕에 대한 우리의 절대적 헌신을 보여줌으로 세상의 모든 이웃을 포용해야 한다.
1.2.3. 협력과 경쟁
오늘날 기독교가 직면하고 있는 종교적 다원 상황에서 타종교인들과의 관계 설정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