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공유경제’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 플랫폼 자본주의의 기만과
글로벌 자본주의에 내재한 부패의 근원을 파헤치고
추악한 금권정치와 심각한 불평등을 근절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이 책은 개인이나 기업의 부패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다룬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이상으로 여겨졌던 자유시장의 유례없는 부패, 즉 경제가 어떻게 유산자(불로소득자)들에게 점점 이익을 안겨주는 반면에, 노동을 통해 얻는 소득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어쩌면 자본주의의 핵심 추세가 이렇게 빨리 바뀐 것은 자본주의 역사상 처음일지 모른다. 노동과정은 기술발전에 따른 전통적 직업 붕괴, 전문직 기반을 약화시키는 새로운 노동 규제, 세계화하는 노동거래와 경쟁, 디지털 ‘작업’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혁명은 기존의 직업들을 파괴하면서 동시에 노동과 일로부터 불로소득을 갈취해서 노동중개인들에게 넘겨줌으로써 소득분배를 악화시키고 있다.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성장에는 더 어두운 측면이 하나 있는데, 일상화된 민주주의의 조작이 바로 그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테크노크라트들이 세계 경제와 정치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불로소득자들과 그 부역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놀라운 역량을 발휘해왔다. 그러나 그들은 역사상 유례없는 가장 자유롭지 않은 시장체제를 만들었다. 그 체제는 경제적으로 부당하고 도덕적으로 불공평하며 근본적으로 불안정하다! 일찍이 케인스가 말한 ‘불로소득자의 안락사’를 위해 이제 강력히 반격에 나서야 할 때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변화의 중심에는 자본이 있다. 그러나 자본이 바꾸는 세상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가이 스탠딩의 『불로소득 자본주의』는 이러한 자본 중심의 구조 속에서 점점 공고해지는 불평등과 ‘프레카리아트’(불안정 계층)의 삶에 주목한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 구조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처한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일종의 ‘경고서’였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삶을 반추하게 되었다.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몇 년을 살아온 경험은 이 책의 주장을 단순히 이론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너무나 오랫동안 들어왔다. 부모 세대가 그랬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그랬으며,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성실과 근면이 곧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러나 살면서 점점 알게 된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나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사람들, 더 쉽게 안정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을 보며 한없이 작아지고 좌절하던 나날이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가이 스탠딩의 『불로소득 자본주의』를 만났다. 이 책은 단순한 사회비판서가 아니었다. 나에게는 세상의 구조를 다르게 보게 하는 렌즈였고, 스스로의 분노와 좌절의 감정을 정제하게 해준 철학서였다.
시장이 부패되어 있다는 말은 처음 접했다. 저자가 지적하는 건 특허에 관한 사안에 머무르지 않았다. 여전히 보조금 지급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고 독점 기업이 많다는 점을 지적을 한다. 겉으로는 자유 시장인 척 한다는 부분이 매우 인상깊게 다가왔다. 각 나라들은 법을 제정해서 독점 기업이 대놓고 횡포를 못 부리게 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여러 조건상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는 걸 막지는 못한다고 했다.
저자가 가장 크게 지적을 하는 불평등 사례가 불로소득으로 독점적인 부를 누리는 계층이 공고하게 있다는 점이었다. 불로소득은 대체로 부동산이나 저작권처럼 계속해서 돈이 들어오는 그런 구조를 말하는 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