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기에는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고전의 위치에 오른 <불꽃>, <병신과 머저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비롯하여 최근 수상작인 <꿈꾸는 인큐베이터>, <우리시대의 소설가>등이 수록되어 있다. 한 권당 약 14편의 중 ·단편 소설이 실렸으며, 각 권마다 대표적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엄마의 말뚝 등의 대표작을 가진 고 박완서 작가의 단편소설 꿈꾸는 인큐베이터는 1993년도에 발표된 작품이다. 벌써 30년이 지나버린 세월만큼 이 때의 이야기는 2000년을 넘어 태어난 사람이라면 굉장한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80년부터 90년대까지는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남녀성비의 불균형이 극에 달했을 때였다. 아들을 낳기 위해 민간요법을 시행하거나 기도를 올리거나 하는 현대로서는 꽤 유치한 일이 쉽게 감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무섭고 부끄럽지만 여아들이 무서우리만큼 자주 낙태되던 시기였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남아에 대한 끈덕진 집착처럼 보였던 기도나 각종 민간요법은 우스운 애교였고 이런 놀라운 성비 불균형이 가능했던 건 의학과 과학의 발전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그 행위에 많은 사람들이 감격하고 기뻐했을 생각을 하니 아찔하기도 하다.
Ⅰ. 서론
페미니즘 비평은 흔히 여성해방 비평, 여권론 비평, 여성주의 비평 등으로도 불린다. 페미니즘 비평은 원래 여성해방운동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출발하였으며 작가나 비평가의 성별보다는 여성시각과 여성의식의 유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여성작가는 남성작가에 비해 여성의 억압적 현실에 더 깊게 접근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여성체험을 훨씬 민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남성지배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무의식의 노력으로 자신도 모르게 남성 중심적 세계관을 내면화하기도 하고 남성작가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동적이고 희생적인 여성상을 양산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본고에서는 박완서 작품 전반에서 나타나는 여성인식과 문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살펴보고자 이 중 한 작품인 <꿈꾸는 인큐베이터>작품분석을 통하여 나타난 남아선호사상의 허구성비판과 여성정체성의 재인식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비평을 하고자 한다.
Ⅱ. 본론
1. 박완서 작품에서 나타나는 여성인식과 문제
박완서는 사회 문제, 특히 여성 문제를 관심 있게 다룬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녀는 여성 문제의 심각성을 일찍이 간과하여 특유의 거침없는 문체로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여성 문제를 날카롭게 고발하여 왔다. 우리 사회의 고도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여성의 노동력을 요구하였으며 여성의 사회참여도 그만큼 확대되고 있다. 특히 80년대는 세계사적으로 여성주의 문학이 널리 논의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문제를 소설화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민주주의 이념으로 여성의 교육수준과 경제적 능력이 커진 오늘날, 여성에 대한 법적, 제도적차별은 표면적으로 거의 소멸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 곳곳을 들여다보면 여성을 차별하는 관습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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