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0년 첫선을 보인 뒤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한국언론 바로보기 100년》이 개정증보판으로 나왔다. 초판은 새로운 천 년이 열리는 시점에서 한국 언론의 지난 1세기를 돌아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공동 저자로 민주언론의 상징적 인물인 송건호 선생을 비롯해 친일 반민족 언론의 실상을 파헤친 최민지,...
과거의 언론의 역사에 대해 재조명하기에 앞서, 현대 사회 안에서의 언론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해보자면, 대상에 대한 사고방식,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 지역의 사건 사고 등, 삶을 영위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작은 것 하나부터 큰 것 하나까지 ‘언론’의 영향을 막대하게 받고 있다. 또한, 이렇게 언론에 대해 영향을 많이 받을지라도, 언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존재한다. 현대의 언론 중 일부는 정부의 부정부패를 감추기 위해서 다른 기사들을 보도하여 덮어버리기도 하고, 권력층의 유리한 쪽으로 편파적인 언론 플레이를 하는 상황이 많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언론의 통제에 대해서 과거에 더욱 극심했던 것을 초등학교 때 한국사를 배우면서부터 알았던 터라, ‘언론의 왜곡 현상이 과거의 언론 역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말 - 일제 강점기 민족과 언론>
우리나라의 개화와 자주라는 사명을 짊어지고 태어나 한말 쓰러져 가는 나라의 운명을 일으켰던 것은 민족사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신문사이다. 이러한 신문사는 <한성순보>로부터 시작되었으며, <한성순보>는 다소 주체성을 상실한 외세 의존적 근대화의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시기에 외세로부터 독립 의식의 고취와 개화사상, 민족주의 사상을 불러일으키며 발간된 <독립신문>은 민중적 요구를 잘 반영하며 탄생하였다. 이는 근대 시민 의식의 계발에 중점이 되며 애국계몽 운동의 구심점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독립협회의 위기와 함께 1899년 폐간되었으며, 민간 신문의 개화기 때에는 <매일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민간지들이 애국 계몽 운동에 초점을 맞추며 창간되었다. 을사조약 체결 후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을 삽입한 것에 이어서 <대한매일신보>에 반일적인 논조를 전개하였고, 민간지를 통해 조선 독립을 위한 국채보상운동을 알릴 수 있었으며 운동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민간지들은 일제 통감부에 의해서 관리 및 통제되는 상황에 마주하였으며, 1910년 국권을 상실하며 통감부에 인수되어 총독부의 기관지가 되고 만다.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 그보다 더 혼란스러운 언론사를 보았다.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한숨을 쉰 적은 있어도 머리가 아파 이마를 짚고 읽었던 적은 없었다. 이 책에 담긴 실수의 반복과 근현대사 속 민중의 아픔, 답답함을 느끼며 힘겹게 읽어나갔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내 자신이 가장 크게 가지고 있었던 꿈은 옳고 그름을 아는 언론인이 되기 위한 소양을 기르는 것이었다. 고등학생 때, 『PD수첩 : 진실의 목격자들』이라는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갖게 되었고 열심히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고 토론을 하는 등 열정적으로 노력하였다.
이 책은 언론의 본질을 ‘비판 정신’이라고 처음부터 정의하고 들어간다. <한성순보>로 시작한 우리 신문의 역사는 구 한말 개화기에는 자주 의식을 위한 신문으로서 민족지의 태초라고 불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제의 광무 신문지법으로 탄압을 받아 사라졌다. 이때에 창간 된 민간 신문으로 소개가 되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일제의 지배를 인정하는 논조를 띄는 총독부의 대변지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등 민간 3지가 일제와 타협하여 명맥을 유지하는 시절을 가르켜 “변질되는 민족 언론”이라고 서술하는 것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애초부터 이들의 민간 신문은 <독립 신문>이나 <대한 매일 신보>와 같은 독립지와는 형성 자체가 다를 뿐 아니라, 창간 때부터 민간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언론이기 때문이다. 즉,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민족지의 형식적인 모태이지만 이미 성립초기부터 민족의식과는 거리가 있어 1장의 “변질되는 민족 언론”이라는 말은 이미 민족지가 민족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명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