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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Wit'와 John Donne의 Holy Sonnets
    죽음을 기다린다는 것저명한 영문학 교수였던 Vivian Bearing. 그녀는 유능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간미 없고 냉정한 교수로 소문이 자자하다. 학교 밖에서의 인간관계도 상당히 좁다. 병문안을 와줄 가족이나 친구가 없을 뿐더러,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전이성 난소암 4기 판정을 받는다. 예상치도 못했던 시한부 선고였다. 한순간에 Vivian은 병원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임상 치료법의 피실험체가 되어 연구되고, 관찰 당하며 외롭게 죽음을 기다린다. 점점 죽어가는 그녀의 곁에는 John Donne의 Sonnets만 함께 할 뿐이다. 지금부터 Vivian이 자신의 병을 깨닫고 치료하는 과정 속에서, 그리고 결국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John Donne의 시가 그녀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자.환자라기 보다는 피실험자로서 받는 첫 진료를 기다리며 Vivian은 “Death Be Not Proud”를 읊는다. 본격적인 치료가 들어가기 전, 담담하고도 오만하게 죽음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죽음아, 오만 떨지 말라. 너는 네가 전능하거나 두려운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아니, 결코 그렇지 않다.’ 덤덤한 목소리로 죽음을 조롱하는 듯한 말들을 내뱉는다. 치료를 앞두고 막연한 두려움이 그녀를 엄습했고 그 두려움을 떨치고자 John Donne의 시를 읊조린다. 죽음에 맞선다. 아직은 희망이 보이는 듯 하다. 벌써 죽음에 압도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죽음 너 따위는 나를 죽일 수 없다고. 잠시 동안만 자고 일어나면, 그 때 나는 영원히 깨어날 것이라고. 이제 죽음 네가 죽게 될 것이라고.하지만 이 다짐과 굳센 의지는 오래 가지 못했다. 항암 치료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고, 죽음이 나날이 가까워져 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암과의 싸움에 점점 지쳐가던 중 Vivian에게 행복한 상상이 찾아온다. 상상 속에서 그녀는 다시 교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있다. 이 때 가르치는 시는 Holy Sonnets 9, 신과 신앙적인 논쟁을 펼치는, 영적인 고뇌와 투쟁이 담긴 시이다. ‘Why should I be?’ 내가 왜? 음탕한 염소들도, 시기 많은 뱀들도 벌을 받지 않는데 대체 내가 왜? 이 원망 섞인 질문은 마치 Vivian이 신에게 따지듯 묻고 있는 것만 같다. 왜 암이라는 병을 내게 주셨는지, 왜 내게 죽음이라는 벌을 내리시는지 그녀는 신을 탓하며 울부짖는다. 그녀는 이렇게 John Donne의 시를 통해 신에게 거칠게 저항하고 있다. 별다른 차도가 없이 이어지고 있는 치료는 Vivian의 고통만 연장시킬 뿐이다. 그녀는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통해 끊임없는 고통과 죽음에 대한 공포 앞에서의 인간의 유약함이 드러난다. 극한의 상황에 닥친다면 그 누구라도 그녀처럼 신을 원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러나 곧바로 이어지는 다음 시에서 그녀는 서서히 자신의 마지막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This is my play’s last scene ∙∙∙ My pilgrimage’s last mile; and my race,’ 이 구절을 통해 Vivian의 내면에 어떤 생각과 느낌이 오가는지 알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의 연극이 마지막 장면만을, 이 경주가 마지막 발걸음만을 남겨두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그녀는 평소 이 시를 좋아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자신이 직접 화자가 되어 읊게 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지금까지 단호하고 한결 같은 태도로 학문에만 정진하며 삶을 살아왔다. 그런 그녀가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내려놓고 자신의 병을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것, 즉 Sonnets를 통해 John Donne과 함께 점차 죽음을 받아들이고 삶을 정리해 나간다. Vivian은 한평생 John Donne을 연구하고 좇아왔다. 누구보다 그를 잘 알고 그의 작품에 능하다. 그러나 이제서야, 죽음을 목전에 둔 지금에서야 이 시를 비로소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Vivian의 생각은 점점 바뀌어 간다. 그녀는 지금까지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살아왔다. 그녀를 가르치던 교수는 그런 Vivian에게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도 만나면서 삶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결국은 그러지 못했다. 그녀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갔고 계속해서 자신을 몰아붙였다. 교수가 되어서는 스스로에게 그랬듯 학생들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강요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한 때 그녀의 제자였던 Jason을 담당의사로 만나게 되고 자신을 인간이 아닌 하나의 연구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그를 통해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본다. 환자 자체보다 그 환자가 갖고 있는 질병에만 관심을 가지는 의사들을 통해, 그리고 그들이 매번 사무적으로 내뱉는 ‘How are you feeling today?’라는 기계적인 질문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어린 학생들을 팍팍하게 대했던 지난날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죽음을 앞두고 삶을 돌아보며 깨달음을 얻는 그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큰 메시지를 남긴다.영화에 큰 반전은 없었다. Vivian은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그녀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Death Be Not Proud”가 흘러나오며 대미를 장식한다. 첫 진료에서 읊었던 바로 그 시이다. 같은 내용이지만 죽음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처음과는 달라졌음이 드러난다. ‘And death shall be no more. Comma. Death thou shalt die.’ Vivian은 ‘comma(,)’를 사용했다. ‘semicolon(;)’이 아니다. 죽음 뒤에 ‘;’을 붙여 부연설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Not semicolons. Just a comma.’ 수십년 전 교수가 그녀에게 한 말처럼 죽음은 그저 ‘,’ 즉, 삶과 영원한 삶을 나누는 쉼표에 불과하다. 다음 단계를 위해 잠시 쉬어 가는 것 뿐이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쉼을 두려워 할 필요가 있을까. Vivian은 오래 전 받았던 이 가르침을 드디어 깨우치고 마음에 받아들인다. 그리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난소암 말기, 그녀를 환자라기 보다는 연구 대상으로 대하는 의료진, 끝까지 따라다니던 극심한 고통. 이 모든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형이상학적인 위트(wit)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Vivian. 그녀에게 ‘wit‘란, 단순한 기지, 재치가 아닌 그 이상의 것이었다.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혜, 더 나아가 이지력, 즉, 그녀에게 ‘wit’란 바로 ‘이성’이었다. 그녀는 평생 동안 이 ‘wit’에 매달렸고 그렇게 ‘wit’는 그녀의 삶의 방식으로 굳어졌다. 그녀는 죽음을 준비하며 고통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단순하고 소박한 인간적 감정들의 가치를 깨닫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이성’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암으로 죽어가는 고통스러운 육체에 갇혀 있으면서도 마지막까지 매서운 위트와 유머 감각을 과시한다. 그녀는 John Donne을 통해 ‘wit’를 깨우쳤고 죽음을 통해 ‘wit’를 실천했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전부였던 이 둘과 함께 삶을 마감한다.
    인문/어학| 2021.08.02| 3페이지| 5,000원| 조회(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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