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심리주의 비평

소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를 읽고 심리주의의 관점에서 비평한 글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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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진한 특색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바르가스 요사의 섬세한 인물의 심리묘사이다. 이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되는데 그 심리라는 것이 비현실적인 소설 속 상황을 설명하는 근거라는 점에서 그렇다. 독백과 인용, 묘사를 통해서 비현식적인 인물들의 모습과 심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무언가 엇갈린듯한 성격과 외모를 지닌 인물들에 의해 전개되는 숨막히는 이야기들이 이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손에 땀을 가득 품고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것 같다.
천진난만하고 영악한 악동 폰치토가 따로 사는 새엄마를 찾아가 용서를 비는 장면에서 새엄마는 폰치토가 가진 거역하기 힘든 성적 매력에 의해 그를 경계하지만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그의 미소와 거리낌 없는 어리광에 일쑤 넘어간다. 폰치토가 의식하든 않든 루쿠레시아는 양아들과의 접촉이 아슬아슬한 성적 긴장과 희열의 반복이다. 이드가 자아나 초자아에 앞서서 표출되는 순간이다. 신화 속 ‘에로스’를 연상케 하는 폰치토의 ‘작업’덕에 리고베르토와 루크레시아는 재결합 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하지만 이 단순한 이야기가 꼬여버린 실타래마냥 복잡하게 전개되는 까닭은 인간의 성 심리 메커니즘이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리고베르토는 평범한 보험인이다. 그는 루크레시아의 빈 자리를 엽기적 공상으로 메워간다. 그 공상은 루크레시아가 성 경험을 고백하는 형식을 띠기도 하고, 두 사람이 함께 경험하는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공상 속에서 불륜이나 추행은 예사고, 근친상간, 페티시즘, 관음증, 난교 등도 거침없이 등장한다. 자칫 저질스러워질 수 있는 이야기가 품격을 갖추는 것은 리고베르토(또는 작가)의 행위에 대한 정연한 논리와 원칙이 영화, 연극, 문학, 미술의 주요 성취들을 통해 미학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 <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