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의 의사소통 단절

소개

세대 간의 의사소통 단절에 대해서 생활 속에서 경험한 내용을 기록한 리포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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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 Episode 1

얼마 전, 추석 때의 일이다. 명절 때면 친척들이 큰집인 우리 집으로 다 모이기 때문에 올해도 어김없이 명절 내내 집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추석 당일 오후, 친척들이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할머니께서만 내일 아침에 내려가신다고 우리 집에 남아계셨다. 마침 친구들도 모두 시골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있어서, 오후 늦게 만나 함께 저녁을 먹고 심야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친구들과 밤 늦은 시간에 심야 영화를 보러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허락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 드렸고 설레기도 했다. ‘너는 내 운명’이라는 슬픈 영화를 보았는데, 영화 상영 중간에 집에 있는 동생에게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문자의 내용은 ‘할머니께서 언니 아직 안 왔냐고 자꾸 물으신다. 무얼 하느라 아직까지 오직 못하느냐 하신다’는 것이었다. 나는 영화 관람 중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까 봐 일일이 다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새벽 3시가 넘은 늦은 시간 집에 도착하니, 할머니께서는 그 때까지 주무시지도 못하신 채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할머니께서는 ‘무슨 영화관이 지금까지 영업을 하느냐, 행여 그런 영화관이 있다고 해도 좀 이상한 영화관이 아니냐’고 하시며 크게 꾸짖으셨다. 나는 당황하여 할머니께 심야 영화에 대해 말씀 드렸지만, 할머니께서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으시는지 화를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하셨다. 결국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엄마께 자세한 설명을 들으신 할머니께서는 “내가 요즘에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모르고 무작정 화만 냈구나. 그래도 밤늦게 다니는 건 위험하니까 되도록이면 늦게 영화 보지 말아라.”하시며 멋쩍게 웃으셨다.
그 날 밤의 상황은 정말 ‘말’이 통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었지만, 할머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우리 나라 최초의 영화관인 ‘광무대’가 1909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할머니께서 내 또래이셨을 때는 영화라는 자체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였을 것이다. 어쩌면 할머니께서 지금까지 영화관에서 보신 영화의 수는 손가락 다섯 개로 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새벽까지 친구들과, 그것도 여학생들 넷이서 영화관에 다녀왔다는 것은 할머니의 상식에서는 이해하실 수 없었던 일이었던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