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로포스의 가위

소개

소설창작 시간에 쓴 소설입니다.
모이라이라는 운명을 관장하는 세 여신 중, 생명을 관장하는 여신의 가위를 소재로 사용한 소설입니다.
순수한 제 창작작품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할 작품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일곱 살 때의 일이다. 주말에 아빠와 나는 할아버지 계신 시골로 놀러 가게 되었다. 엄마는 박수무당인 할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후 아빠는 피곤하다는 듯이 바로 드러누웠고, 나는 그림을 그렸다. 엎드려서 그림을 그리던 나는 무심코 아빠의 발바닥과 연결된 작은 실들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흰색도 아니고 투명한 색도 아니었다. 하얗게 그냥 빛나고 있었다. 그 실들은 바닥과 붙어 있었다. 아니, 바닥 밑 어딘가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실이 가만히 있었다면 나는 그저 그것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리저리 흔들거리고 있었다. 실들에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려고 했다. 하지만 만질 수는 없었다. 그것은 계속 나풀거렸고, 나는 그것을 만지고 싶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걸 가위로 자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데, 가위로 잘라지리라고 생각한 것은 어렸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가위를 피해 도망가려는 듯 나풀거리는 실 하나를 잘랐다. 잘린 실은 바닥과 연결된 선은 바닥으로 스며들고, 발바닥과 연결된 실은 발바닥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 광경은 나에게 굉장한 공포를 던졌다. 나는 할아버지에게 바로 뛰어갔다. 나는 아버지 발에 나풀대던 실을 무심코 잘라버렸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모이라이라는 운명을 관장하는 세 여신이 있었다. ‘클로토`는 운명의 실을 뽑아내는 역할, `라케시스`는 운명의 실을 짜는 역할, `아르로포스`는 마지막으로 그 실을 잘라 생명을 마감하는 역할을 담당했단다. 어느 날, 제우스가 또 바람을 피우는 것을 본 헤라가 아르로포스에게 말했단다. 저 처녀의 생명을 끊어 자신을 기쁘게 해달라고. 아르로포스는 신들의 여왕인 헤라의 말을 들었다. 사실 자기의 아버지가 헤라 말고 딴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아르로포스도 알고 있었거든.”
“하지만, 서로 좋아하는데 그 사람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또 좋아할 수 있죠?”
“그래, 그렇지만 가끔 잘못됐다는 것을 알지만 그대로 할 수밖에 없는 일도 있다.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지.”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