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시대 유리 그릇의 전래 - 신라의 해외 교역

소개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신라의 유리 그릇은 어디에서 전래된 것일까. 당시 신라에는 그만한 유리 세공 기술이 없었다. 그 유리 그릇을 살펴보니 고대 로마의 기술과 거의 일치했는데. 당시 고대 사회의 교역로는 어떠했을까.

목차

1.황남대총
2.황남대총의 유리그릇
3.당시 신라의 유리제작기술
4.신라의 유리는 어디서 왔나
5.로마유리의 기원
6.유리그릇이 온 길
ㄱ.내륙에서
ㄴ.바다에서
7.신라에는 로마의 피가 흐른다? 요시미즈 츠네오씨의 가설

본문내용

경주 대릉원에는 신라가 고대국가의 기틀을 잡아가던 4, 5세기의 무덤들이 있다. 마치 표주박처럼 두 개의 봉분이 연결된 황남대총은 높이 23m, 길이 12m로 이 고분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왕이나 왕족의 부부묘로 추정되는데 지난 1973년부터 3년간 황남대총을 발굴할 때 최고 신분을 상징하는 화려한 금제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금관, 목걸이 허리띠, 금제 신발에 마구, 각종 그릇, 그리고 관 뚜껑까지 금으로 장식돼, 이 무덤은 그야말로 ‘황금의 무덤’이었다. 그 많은 유물 중에서 특히 눈길은 끈 것은 유리용기다. 유리는 당시 생산과 세공기술을 갖추고 있던 금과 달리 신라에서 제작되지 않던 물건이기 때문이다.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유리용기는 모두 10점이다. 물결무늬유리잔, 나무결 무 늬 유리잔, 원형 커트 무늬 유리잔등이 발견 되었고, 봉수형 유리병은 그 중 에 가장 특이한 외형이었다. 이것은 납작한 바닥에서 몸체로 올라가며 둥글게 퍼지다 목 부분에서 다시 좁아진 유리병이다. 손잡이 부분에는 금실이 감겨 있는데 유리병이 깨지자 금실로 감아 수리한 흔적으로 보인다. 신라 사회에서 는 유리가 그 희소성 때문에 순금보다 더 귀했다고 한다. 유리용기는 황남대 총 외에도 천마총, 금령총, 서봉총 등 대릉원에서 보두 20여 점이 발견 되었 다. 이는 천마총, 황남대총 같이 규모가 큰 적석목곽분 한 기에서 3만여 점의 토기들이 출토되는데 반해 유리제품은 극히 적은 양이다.
황남대총에서는 유리용기들뿐만이 아니라 유리구슬들도 발견되었다. 유리구 슬들은 피장자의 가슴 부위에서 출토되었는데 오랜 세월 속에 실은 썩어 사라진 모양이다. 금과 은으로 만든 구슬 목걸이 속에 유리구슬들도 섞여 있었는데 모양과 색깔이 다채로운 유리구슬들도 많았다. 옛날에는 이런 구슬들을 흙으로 만든 구슬 거푸집으로 만들었다. 뜨거운 유리액을 거푸집에 넣으면 구멍에 따라 유리가 흘러내리는데 그 때 적당한 크기로 툭툭 자르면 구슬이 만들어진다. 비교적 가공이 단순한 이런 유리는 삼국시대에도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봉수형 유리병의 경우는 긴 대롱에 유리액을 묻혀 틀에 넣어 불거나 공중에서 입김을 불어 만들어야 한다. 이 대롱불기법은 수십 년간 경험을 쌓아야 익힐 수 있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황남대총의 유리용기들은 이렇게 까다로운 방법으로 만든 유물들인데, 황남대총이 축조되던 4, 5세기 무렵의 유리장인들은 이런 기술을 익히지 못했다. 이런 사실에서 봉수형 유리병은 수입품이란 것을 유추해낼 수 있다.


내륙과 바다의 전파경로를 보면 다음과 같다.
┏ 로마 → 흑해연안 → 초원의 길 → 터키 → 중앙아시아 → 중국 북부
┣ 시리아 → 터키 → 흑해 →북코카서스 → 남시베리아 → 중국북부
┗ 이집트 → 아라비아해 → 인도 → 광주 → 경주

참고자료

·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한국역사연구회
· 로마문화 왕국 신라 - 요시미즈 츠네오
· 역사스페셜2 - KBS 역사스페셜
· 한국과학기술사 - 전상운
· 한국의 고대유리 - 이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