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영의 숨 감상문

소개

천운영의 <숨>을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먹이 사슬에서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의 하위에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소수의 육식동물이 다수 초식동물의 포식자인 셈이다. 그렇지 않으면 생태계는 유지될 수가 없다. 그런데 만약에 초식동물이 “이건 불공평해. 왜 나는 사자나 표범에게, 인간에게 잡아 먹혀야하지?” 라고 화를 낸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마장동은 초식동물의 머리를 가르는 곳이다. 육식동물들을 위해 초식동물의 뼈를 바르는 이 곳에서 자신이 먹이 사슬의 상위에 있는 육식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대창씨라고 불리는 인간은 할머니가 해주는 간이니 골탕이니 내장 같은 음식을 먹지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만약 초식동물이 “대창씨, 이건 불공평해. 왜 나는 사자나 표범에게, 인간에게 잡아 먹혀야하지?” 라고 그에게 묻는다면 “매일 이백여 마리의 소머리를 가르는 내가 골탕을 먹는 것은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일이야” 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골탕을 깨끗하게 먹어치운다. 시든 김치는 먹지 않는다. 길들여진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길들인 할머니를 마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우는 자신을 길들인 어린 왕자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과식을 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더부룩함이 주는 불쾌함이 싫다. 그 역시 식사 후에 행복하지가 않은 것 같다. 그가 느끼는 식후의 불쾌감은 위장이 일으키는 답답증이 아닐 것이다. 겁에 질려 있는 초식동물의 눈을 본 자만이 느끼는 어떠한 죄책감과 회의감의 종류일 것이다.
약한 자에게서 육식동물의 우월감을 느끼는 것은 강자의 일반적인 속성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 오빠를 닮은 탈레반이 뉴스에 다시 등장했고 이라크가, 미국이, 포로가, 그리고 미국인이 등장했다. 인간은 자신보다 약한 초식동물에 있어서 잔인해진다. 그래서 포로를 학대하고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리적으로 증거화시키며 깔깔댄다. 자신은 선택받은 소수, 육식동물이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