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연인-줄리공연평

소개

최근 대학로 한 귀퉁이의 성좌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신생 극단 연인의 창단 작품 『줄리』(Miss Julie, 1888)는 대개의 번역극들이 그렇듯이 우리 연극의 현주소와 현대 한국의 젊은 연극인들이 짊어지고 넘어서야 할 문제들을 여지없이 드러내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필자는 서구의 고전 극작품을 대학로의 무대에 올릴 때는 우선 작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극적인 해석이 연출과 연기를 통해 배어 나와야 하고 그 작품이 한국 연극이나 관객들에게 어떠한 의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하여 검토해야 한다는 기본 요건들을 논의의 전제로 하고 이번 공연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최근 대학로 한 귀퉁이의 성좌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신생 극단 연인의 창단 작품 『줄리』(Miss Julie, 1888)는 대개의 번역극들이 그렇듯이 우리 연극의 현주소와 현대 한국의 젊은 연극인들이 짊어지고 넘어서야 할 문제들을 여지없이 드러내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필자는 서구의 고전 극작품을 대학로의 무대에 올릴 때는 우선 작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극적인 해석이 연출과 연기를 통해 배어 나와야 하고 그 작품이 한국 연극이나 관객들에게 어떠한 의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하여 검토해야 한다는 기본 요건들을 논의의 전제로 하고 이번 공연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사실 고전 극작품을 현대 무대에 올리는 일은 일반인의 생각만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고전 작품을 골라 충실히 이해한 다음 연출해서 극화해야하는 연출자나 연기자는 항상 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첫째,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어느 작품을 택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그 작품이 이 시대의 관객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고 어떠한 호소력을 지닐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둘째, 오랜 기간의 검증을 거쳐 고전으로 정전화한 극작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도 중요하다. 좋은 작품일수록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의 결이 복합적이고 다층적이기 십상이고 이 가운데 어떠한 의미의 결을 강조하고 어느 부분을 가리거나 여리게 처리할 지 여부는 전적으로 연출가나 연기자들의 작품 이해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극단 연인이 처녀작으로 선보인 『줄리』는 신생 극단이 빠지기 쉬운 지나친 과시욕이나 무리한 욕심 없이 원작에 충실하였다는 점에서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급출발의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차분하고 안전한 출발로 원작과 실제 공연작 간의 타협을 모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원작자인 스트린드베리히(Johan August Strindberg, 1849-1912)는 입센과 체홉에 버금갈 정도로 현대극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서 특히 스웨덴의 졸라라고 불릴 만큼 스웨덴의 자연주의 연극을 선도했을 뿐만 아니라 표현주의와 부조리극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