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철학] 찰스 퍼스(Charles S. Peirce)의 의미론과 진리론 - 데카르트 철학과 비교하여

소개

이 글은 분석철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찰스 퍼스(Charles Sanders Peirce)의 철학을 분석한 것으로, 그의 의미론과 진리론을 주로 다루었다. 믿음과 의심에 대한 퍼스의 견해는 데카르트와 비교해 보았고, 과학적 형이상학, 오류 가능주의, 행위의 습관 등 찰스 퍼스의 철학에서 중요한 철학적 개념을 다루었다.

목차

0. 퍼스의 철학을 살펴보기 전에
1. 믿음과 의심에 대한 퍼스와 데카르트의 생각
2. 의심할 수 없는 믿음에 대한 퍼스와 데카르트의 생각
3. 퍼스의 실재론
3.1. 퍼스의 의미론 ― 데카르트의 형이상학과 비교하여
3.2. 퍼스의 진리론
4. 퍼스의 철학에 대하여 더 생각해볼 점
4.1. 퍼스의 과학적 형이상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4.2. 퍼스의 의심할 수 없는 믿음과 오류 가능주의, 그리고 데카르트적 방법론에 대한 나의 생각
4.3. 행위의 습관으로서의 믿음에 대한 나의 생각

본문내용

퍼스가 말한, 믿음을 고정하는 방법은 네 가지이다. 첫 번째는 ‘고집의 방법’으로, 자신에게 나타난 현재의 믿음은 무엇이든지 집착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에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인데, 사회적인 자극에 직면하기 때문에 그 기반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두 번째는 ‘권위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나의 믿음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믿음을 채택할 수 있는 권력이 충분해야 하고, 권력이 명하는 것이 공동체에 쉽게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이것 중 하나라도 미흡할 경우, 그 이전까지 권위에 부여되었던 복종적 태도까지 침식된다. 세 번째는 ‘선험적(a priori) 방법’이다. 자명하고 명확하며 직관적 확실성에 관한 문제를 인간의 ‘이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문제가 있는데, 바로 그 기준이 주관적이고 변화무쌍해서 모든 인간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다. 네 번째가 바로 ‘과학의 방법’으로 퍼스가 가장 정당하다고 생각한 믿음을 고정하는 방법이다. 이는 사실들에 대한 협동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탐구활동이며, 모든 인간들이 받아들일만한 방법이다.

데카르트가 믿음을 고정하는 방법으로 생각한 것은 선험적 방법이었다. 그 또한 과학의 방법을 중시했으나, 역시 이것의 바탕이 된 것은 선험적 방법이며, 그가 분석한 자연과학적 지식의 상당 부분은 선험적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데카르트는 자신의 자연과학을 설명하면서, “신이 새로운 세계를 구성할 충분한 물질을 창조하고, 이를 뒤죽박죽 섞어서 혼돈 상태로 만든 다음, 자신이 확립한 법칙에 따라 자연이 움직이게 하고, 그 외의 일은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했다.

......

퍼스의 의미론은 과학의 탐구를 인도하는 건전한 논리학을 설명한다. 어떤 사람이 진리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관념들을 명료화해야 한다. 관념들이 명료하지 않으면 자신의 관념이나 믿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고, 진리를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비중 있는 사유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은 논리학일 것이다. 왜냐하면 제약된 관념을 가진 사람들도 논리학은 쉽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달라지는 언어와 엄청나게 발생하는 지식의 부수물이 생기는데, 이러한 관념들을 효과적으로 통솔할 수 있는 것은 논리학이다.

......

하지만 퍼스는 믿음이 내성적으로 드러난 정신의 어떠한 주관적인 내용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만들 수 있고 수행할 수 있는 실험, 행동, 관찰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나의 경험이 아니라 우리들의 경험을 고려해야 하며, 이러한 것들은 공동체에서 반복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믿음은 정신의 습관이며, 이는 우리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유형의 행위를 하게끔 이끈다. 그러므로 관념들을 명료하게 만드는 방법을 검토한다는 것은, 믿음들이 의미하는 바를 어떻게 명료하게 만들 수 있는지 제시하며, 이는 의미하는 바가 결정된 뒤에야 그것의 참, 거짓을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거짓 믿음도 의미는 있지만, 관념들이 의미하는 바를 결정하지 못하면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참고자료

· 방법서설: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현복 옮김, 문예출판사, 1997
· 현대분석철학, M.K. 뮤니츠 지음, 박영태 옮김, 서광사,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