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눈으로 낙태보기- 온전한 자율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소개

낙태는, 그 자체로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는 철학적인, 윤리학적인 소재임과 동시에, 또한 풀어내야 할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수십년동안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곤 했으나, 흔히 pro-choice와 pro-life의 충돌로 이야기되는 기존의 낙태관련 논의에서 여성의 자율성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해답이 제시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또한 여성의 자율성을 옹호한다는 것이 반드시 태아의 생명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낙태가 감소해야 한다는 것은, 태아의 생명을 중시하는 입장이든 여성의 권리를 중시하는 입장이든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인 과제일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백수십만건의 낙태를 줄여야 한다는 명제에 동감하면서, 이를 위한 여성의 ‘온전한’ 자율성이 어떻게 확보될 수 있는지 낙태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들에 주목해 볼 것이다.

목차

1. 서론

2. 온전한 자율성에 대해

3. 낙태 논쟁에서의 여성의 자율성
3_1. pro-life와 pro-choice
3_2. 새로운 구도의 논의

4. 낙태에 대한 기존의 대응들
4_1. 법적 규제
4_2. 성교육의 강화, 혹은 변화

5. 왜 피임이 잘 되지 않는가.
5_1. 유교의 보수적인 성윤리
5_2. 통속적인 이성연애의 성각본
5_3. 성각본 안에서의 여성의 위치

6. 여성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성각본으로의 전환

7. 결론

본문내용

여성의 자율권을 온전히 보장하고, 낙태 자체를 감소시켜 불필요한 태아의 희생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성관계에서 여성의 의사에 따른 피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피임중심 성교육의 강화와 같은 방식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통속적인 성각본의 변화, 특히 그 안에서 여성의 지위와 권력이 변화함으로서 가능하다. 피임을 말하는 것 자체가 로맨틱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고, 나아가 여성이 피임을 적극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피임을 이야기하는 여성에 씌워진 ‘헤픈 여성’의 이미지를 삭제하고 대신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대신 부여하는 식의 변화들이 필요한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성적 경험의 과정들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을 때만이 실질적인 피임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태아의 생명권과 정면충돌하지 않으면서, 낙태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수도 있는 여성의 자율성의 확보를 의미할 것이다.

참고자료

· 구영모, 『생명의료윤리』, 동녘, 2002
· 김상득, 『생명의료윤리학』, 철학과 현실사, 2002
· 구인회, 『생명윤리의 철학』, 철학과 현실사, 2002
· 한국성폭력상담소, 『섹슈얼리티강의』 동녘,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