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시튼의 “동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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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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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풀어놓기에 앞서 잠시 책제목에 관하여 끄적거려야 할 것 같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 아마 어릴 적 한번쯤은 접해봤을 귀에 익은 이름일 것이다. 바로 ‘동물기’의 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새삼스럽게도 시튼은 ‘동물기’라는 제목의 책을 쓴 적이 없다. 그렇다면 동물기라는 제목은 어떻게 생겼는지 나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은 후에야 조금 알게 되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일본에서 시튼의 “Wild Animals I have Known"원서에서 이것저것 짜깁기해서 새로 붙인 제목일 것이라고 한다. ‘동물기’이든, ‘동물이야기’ 이든 어쨌든 이 책에 실린 몇 가지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그리고 때로는 잔혹하고 슬프기까지 하다.
시튼은 그의 이야기를 엮어내는 모든 동물들의 삶이 실화라 밝힌다. 흥미 있다 못해 드라마틱한 그의 이야기에 자못 경외감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며, 여기에 실린 동물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했던 동물이다. 그들은 이 책에서 묘사된 그대로의 삶을 살아왔지만, 사실 내가 쓴 것보다 훨씬 영웅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개성도 더 강했다.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라 는 점이 바로 왜 이 모든 이야기들이 비극인가에 대한 이유이다. 야생 동물들의 삶은 항상 비극적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시튼의 동물기는 때로 동물을 너무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어버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00여 년이 지나도록 사랑 받은 데에는 그 이상의 깊이가 있는 것이다. 바로 동물들 삶의 숭고함과 치열함은 시대를 막론해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그런 야생 동물들의 일생에서 반짝이는 기쁨의 순간들을 포착해 내는 배려까지 더해졌다. 이는 단순히 흥밋거리로 치부될 동물이야기를 인간의 삶에 덧대어진 감동으로 바꾸어 놓은 시튼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그러기에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서 끊임없이 읽혀지고 있는 것이다.
시튼의 책에서 만나는 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우리 인간들이 가장 칭송하는 가치들을 동물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는 그의 말에서도 그 점은 분명하다. ‘늑대왕 로보’는 존엄과 영원한 사랑을, ‘은점박이 까마귀’는 슬기로움을, ‘빨간 목깃털 메추라기’는 순종을, ‘검정 야생마’는 자유 애호를 상징한다. ‘참새 랜디의 모험’에서는 인간 부부의 일상을 축소해 놓은 듯한 착가마저 든다. ‘강아지 칭크’는 어릴 적 연약하기 짝이 없던 동물이 어느 순간 통과의례를 거쳐 훌륭한 한 마리의 몫을 담당하는 의연함을, 포로가 된 ‘코요테’는 역경을 이겨낸 뒤의 성취감을 보여 주고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