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병사의 고향 번역

소개

병사의 고향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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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크레브스는 캔자스에 있는 어느 감리교파의 대학 재학 중에 전쟁에 출정했다. 그가 대학 사교 클럽 회원들에 섞여 찍은 사진 한 장이 있는데 거기에 찍힌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높이와 모양을 한 칼라를 달고 있었다. 그는 1917년에 해병대에 입대했으며 1919년 여름 제2사단이 라인 강을 철수했을 때 겨우 미국으로 귀환했다.
그가 라인 강변에서 두 명의 독일 여자와 또 한 명의 하사와 더불어 찍은 사진이 있다. 크레브스와 그 하사는 군복에 어울리지 않게 몸집이 커 보였다. 독일 여자들은 예쁘지 않았다. 사진에는 라인 강이 보이지 않는다.
크레브스가 오클라호마의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귀환 용사의 환영은 끝나고 있었다. 그의 귀환은 너무 뒤늦었던 것이다. 출정한 장정들이 이 마을에 돌아왔을 땐 누구나 정성 어린 환대를 받았던 것이다. 대단히 열광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반동이 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크레브스가 이처럼 뒤늦게, 전쟁이 끝나고도 몇 해가 지난 후에야 되돌아오다니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벨로 숲이니 스와송이 상파뉴 지방이니 생 미엘, 그리고 아르공지방에서 싸웠던 크레브스는 처음엔 누구에게도 전쟁 이야기는 조금도 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뒤 그는 이야기할 필요를 느꼈지만 그 때는 누구 한 사람 듣고자 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잔인 무도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 왔었기에 실제 경험담으로는 스릴을 느끼지 않았다.
크레브스는 적어도 사람의 마음을 끌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꾸밀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두 번 이야기를 꾸며내 보니 그 스스로 전쟁과 전쟁 이야기에 반발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그가 전쟁에서 겪은 모든 것에 대한 염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싸움터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해 볼 때, 마음 속에서 냉철 명쾌하게 생생히 느낄 수 있었던 모든 세월, 무슨 다른 일을 상실했는지도 모른다. 사나이가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을 자연적으로 쉽게 해치우고 말았던 옛날, 그 세월은 지금 냉철하고도 가치 있는 성질을 상실하고 있으며 세월 자체도 상실하고 말았다.
그가 말한 거짓말들은 모두 다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었으며, 다른 사람들이 이미 보고 겪고 들었던 것을 자기의 경험한 바라고 했던 군인들에겐 누구나 다 익숙한 거짓 사건들을 사실처럼 이야기한 정도였다. 그런 그의 거짓말도 공개 도박장에선 아무런 흥미를 일으키지 않았다. 아르공의 삼림 속에서 독일 여자들이 기관총에 쇠사슬로 매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상세히 들어왔던 그의 친구들은 기관총에 쇠사슬로 매어져 있지 않는 독일 기관총 병을 이해할 수 없었는지, 아니면 그들 애국심에 방해되어 그러한 사람들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음인지, 그의 이야기는 조금도 스릴을 느끼지 않았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