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지하철에서 대화하기

소개

일상생활과 실천인류학이라는 과목을 들으면서 작성한 리포트

지하철이라는 낯모르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서

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피고, 그 원인을 짚어 본다.

목차

1. 서문

2. 지하철 에티켓

3. 일탈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

4. 지하철에서 대화하기

5. 결론

본문내용

지하철이라는 공간은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이다. 내가 일행과 함께 타지 않는 이상 나를 아는 사람을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기는 쉽지 않다. ‘군자란 방안에 혼자 있을 때도 10개의 눈이 지켜보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언제나 나를 지켜보는 시선을 의식하여 긴장한 채 살아가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이다. 그런면에서 집을 제외하고 비교적 내 마음대로 행동 할 수 있는 곳이 지하철이라는 공간이다.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건 만화책을 보건, 게임을 하건, 문자를 보내건, 음악을 듣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 피곤한 사람은 잠을 잘 것이고, 일이 급한 사람은 이동시간을 쪼개 용무를 본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내게 간섭할 사람이 없고,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무 제약없이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상 지하철은 익명을 가장한 열린 공간이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관심도 없고 간섭도 안하는 듯 하지만 한국의 지하철은 귀머거리, 벙어리 흉내를 내는 사람들이 모인 스파이 집단과도 같다. 일본인은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다다미방에서의 생활이 익숙하여 소음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들 한다. 어쩌면 그네들은 옆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말 안듣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특별히 어떤 일에 집중하거나 깊이 잠들지 않은 이상 모든 상황을 보고듣고 있다. 그래서 남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 상황이나, 어떤 사람이 누군가와 시비가 붙었을 때 그 칸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보는 상황이 연출된다. 실상은 모두가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둘의 관심사가 일치하고 ‘공유’의 느낌은 친밀감을 끌어내는데 이때 둘 사이에 대화가 가능해진다.
사람들은 간섭받고 싶지 않고, 자유롭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간섭하고 싶고, 대화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모르는 척 하던 것을 무너뜨리는데는 일종의 의식과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 그것은 ‘첫마디’를 어떻게 건네는가의 문제인데, 내가 아무리 말하고 싶더라도 뜬금없이 말을 건네면 일단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