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론] 약탈박물관(루브르, 대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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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영국의 사학자 토마스 칼라일은 “역사는 문명을 창조했지만 침략자는 문화재를 약탈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서구의 역사는 대량 살상과 약탈, 정복으로 얼룩져 있다. 즉 그들의 콧대 높은 문화도 알고 보면 ‘약탈’이란 단어 없이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류 문화의 보고’라고 자랑하는 대영 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을 둘러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이들 박물관에는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상을 비롯해 잉카 제국의 유물, 심지어 이집트인 조상의 사신인 미라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다. 이 현란한 전시물이 세계 관람객의 눈을 현혹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겠으나, ‘거대한 약탈 전시관’이라는 비난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처음 관람객들은 아름다운 박물관 건물과 방대한 소장품에 탄성을 보내지만 소장품 대부분이 전리품이거나 식민지에서 불법 반출한 문화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무척 놀란다고 한다. 물론 나도 이 동영상을 보지 않았을 때, 이 수업을 듣지 않았을 때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또한 이 나라의 식민지였거나 자국 문화재를 약탈당한 국민이라면 경악을 넘어 분노와 모욕감마저 느낄 것이고 나또한 우리 국보급 문화재가 대영박물관에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화가 치밀어 올랐으니까 말이다.설령 그 문화재가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더라도 자기 조상의 시신이 다른 나라 박물관에 걸려 세계인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볼 때의 심정이라니, 힘이 없으면 조상의 유해(遺骸)까지도 빼앗기는 자국의 현실에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참고자료

· 루브르는 프랑스 박물관인가 / 이보아 지음 / 2002
· 대영박물관 한국어판 /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 엮음, 서원주 옮김 / 2004]
· Louvre : 박물관안내 / Pierre Quoniam [편], 정장진 역 / 1999
· 미술관 박물관이란 무엇인가 / 다니엘 지로디, 앙리 뷔이에 지음, 김혜경 옮김 / 1996
· 박물관과 교육 / 교육철학회 엮음 /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