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감상문

소개

백주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감상문

목차

I. 들어가며
II. 자유분방함
III. 스케치
IV. 일상
V. 미술작품 감상
VI. 마음에 대하여
VII. 동화
VIII. 나가며

본문내용

시집을 한 권만 내는 시인은 많지 않다. 그리고 그 한 권이 주목을 받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백주은 시인은 방송 작가로 작가 데뷔를 한 이후 자기 이름을 걸고 책을 내고 싶어 한 권 분량의 시를 썼다. 김수영 문학상에 원고를 넘겼고 문학상 수상과 동시에 등단을 한 기록을 세웠다. 이후 더 이상 시집을 출간하지 않았다.

시집을 읽다 보면 간혹 근황에 대해 쓴 시가 있다. 그런데 '근황'이라는 제목을 붙인 시는 없었다. 이 시집에 근황에 대한 시가 몇 편 실려 있는데, 그중 첫 번째 시다. 해학성이 두드러지는 시고, 도박과 운,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시인의 솔직한 심정이 잘 묻어 있다. '내 탓이오'와 같은 인용이나 주님을 '酒님'으로 바꾼 언어유희는 사실 일차원적인 개그라 그리 재미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시'라는 다소 근엄하고 진지한 장르에서는 재미 있으려는 시도 자체가 매우 값지다. 내 주변 사람들 중에 정말 재미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나? 재미 있기 위해 노력하려는 사람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다. 그런데 이런 시가 범할 수 있는 오류는 조금 더 시처럼 보이기 위해 각색을 하는 부분인데, IMF 같은 외부 상황을 무리하게 반영하는 표현 같은 것들이다. 아무리 소소한 근황을 풀어내는 시라고 하더라도 시는 함축성을 생명으로 한다. IMF로 인해 화투장에 새롭게 보인다는 내용이 군더더기로 다가오는 이유다.

참고자료

· 백주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민음사, 1999